오늘은 세워(立) 봅니다 찬란한 봄(春)을. 봄을 세워 살포시 아래를 봅니다. 봄은 많이 보라고 봄인가요? 이곳 저곳을 둘러봅니다. 겨우내 얼었던 땅밑에선 풀과 싹이 흙을 부수고 고개를 내밉니다. 흙이 간지럽다고 움찔거립니다. 바야흐로 부스스 봄이 눈을 뜨고 있습니다. 하지만, 봄은 참으로 잔인합니다. 씨앗속에 몰래 숨은 어린 싹이 뚫고 올라오긴엔 겨우내 언땅이 너무나 두텁습니다. 그래서 한 시인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을 정도입니다. 봄은 사람들 가슴 속에서부터 올라옵니다. 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들이 노래를 해대면 어느새 봄은 그 노래를 듣고 살금살금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봄은 시작됩니다. 봄은 풀이 흙고 뚫고 지상에 나오려는데 동장군에 웅크린 모습 봄(春) 이란 한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