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매일 블로그에 글 올리지만…이럴땐 정말 글쓰기 싫다 왜?

세미예 2008. 10. 5. 20:41

"블로그가 1인미디어가 될수 있을까요?"

"블로그도 엄연히 1인미디어입니다."

"그래요?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겠네요."


블로그는 하나의 개인미디어라고 거창하게 일부에서 이야기합니다. 사실상, 개인미디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 이 말을 동의하지 않습니다. 아니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미디어라고 한다면 책임과 신뢰성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죠. 오늘날 흔히 보수언론이라고 지칭되는 '조중동'이 욕을 많이 먹는 이유도 사회적 책임과 국민들로부터 신뢰성을 잃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블로그의 책임과 신뢰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땅의 언론은 기자가 1차적으로 책임과 신뢰성을 담보로 글을 쓰고, 2차적으로는 각 회사가 그 기자와 글에 대한 책임과 신뢰성을 뒷받침합니다. 그렇다면 블로그가 개인미디어라고 한다면 책임과 신뢰성을 어떻게 담보로 할수 있을까요. 


이 점에서 아직은 개인미디어라고 부르기엔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 블로그에 많은 글들을 올렸습니다. 현장 뒷이야기부터 취재일선의 숨은 이야기, 언론에 나가지 않은 블로거뉴스 단독보도에서 일상사까지 다양한 실험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최근 3일간은 정말 블로그에 포스팅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더군요. 


다음블로거뉴스가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느낄때 

최근 블로거뉴스에 포스팅하고 싶지 않았던 그 첫째이유가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다음블로거뉴스의 무관심 때문입니다. 필자는 현장을 누비며 직접 취재하고 있습니다. 조직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발행한 프레스카드를 목에 걸고 현장 곳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블로거뉴스에 올려도 뒷전으로 밀려버립니다. 어젯밤 오픈토크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금방 사라져 버립니다. 하지만, 조금전 올라온 오픈토크 글은 하루가 지나도 베스트로 당당히 올라와 있습니다. 프레스카드를 목에 걸고 현장에서 어젯밤 올린 글은 금방 사라져 버리고 얼마전 올린 블로그글은 베스트로 올라와 있습니다. 


어젯밤 일이라도 평가 기준이 달라진 것일까요. 이런땐 정말 글쓰기가 싫어집니다. 더군다나 다음블로거뉴스가 부산국제영화제를 홀대한다는 글을 올리자마자 핫이슈를 다뤘습니다. 그런데 30분이 채못돼 곧장 다른 것으로 바뀌더군요. 역시 다음블로거뉴스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달갑게 생각지(?) 않는 듯 합니다. 


이런 배경하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가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스폰서라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폰서 여부를 떠나 국내외 영화계 거장들이 모이는 자리인데 그 생생한 현장을 전달할 수가 없다면 굳이 힘들게 포스팅할 까닭이 없습니다. 


발로뛴 글이 블로거뉴스에서 금방 사라지고 다른 매체를 통해 보도될때 

다음블로거뉴스를 뉴스라 생각하고 뉴스기능에 맞춘 글을 써 봤습니다. 하지만, 30분이 안돼 아예 목록에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리고나서 몇일 지난뒤 모 언론의 메인중의 메인으로 그 아이템이 올라와 있더군요. 참으로 어이없고 힘이 빠집니다. 


아이템을 만들고 힘들게 발로 취재한 것이었는데 저 언론에 아이템을 제공하기 위해 발로뛴 게 아니었는데, 엉뚱한 곳에서 빛을 발할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때 힘이 쫙 빠집니다. 포스팅할 의욕이 금방 사라져 버립니다. 


똑같은 컨셉이 연일 베스트로 채택되는 것을 볼때 

얼마전 베스트 중의 베스트이자 다음초기화면에 뜬 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최근 3개월새 여러차례 베스트로 올라왔던 것이 있었습니다. 똑같은 곳이 여러차례 베스트라면 이건 정말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다음블로거뉴스 편집팀에서도 잘 알고 있으리라 매번 믿어보지만 그때마다 그 기대는 금방 깨져버립니다. 


이럴때 블로거뉴스 포스팅할 생각을 접게 됩니다. 과연 뉴스가치를 무엇으로 평가하는 것일까. 검증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뉴스의 4대 기능은 블로거뉴스에서는 무시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글을 쓸 의지를 금방 꺾어 버립니다. 


블로그의 성격이 애매해진다고 느낄때 

다음블로거뉴스 기자단으로 가입한 이후 숱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블로거뉴스는 성격이 뭘까. 정체성은 뭘까. 블로그일까. 아니면 뉴스일까. 블로그라면 블로그에 맞는 성격의 글이 있습니다. 뉴스라면 뉴스가 갖추어야할 최소한의 기본 요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블로거뉴스의 성격은 무엇일까. 내가 쓰고 있는 글은 블로그용일까 아니면 뉴스용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될 때 글을 쓰고픈 마음이 사라집니다. 


악성 댓글을 경험한 후 

악성 댓글을 경험해 보셨나요. 차마 말못할 내용을 담고있는 글들도 버젓이 올라와 있습니다. 근거도 없습니다. 물론, 누구인지, 어떤 블로거 인지 알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저 아무런 의식없이 몸에 쌓인 응가를 배설하듯 글을 뿌려놓고 갑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상해집니다. 저런 글을 보려고 저런 댓글을 달게 하려고 포스팅한 게 아닌데. 이럴때 힘이 빠집니다. 포스팅할 기력을 상실합니다. 


그러나… 블로거들의 격려가 큰힘! 

포스팅 의욕이 종종 사라져 버립니다. 이를 두고 일부 블로거들은 슬럼프라고 말하더군요. 맞습니다. 슬럼프입니다. 회사에 소속된 기자들이야 그게 업이니까 매일 글을 쓰지만, 블로거기자단의 경우 업도 하니고 회사에 소속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수입이 뚜렷하게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포스팅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입니다. 하지만, 꾸준하게 글을 쓴다는 하나의 자부심으로 포스팅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이런땐 '내가 지금 뭘하고 있나'라고 자문해 봅니다. '뭤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나'라고 자문도 해봅니다. 이런땐 그냥 딱 때려치우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블로거들의 열성이 이런 모습에 질타를 가합니다. '열심히 하라'고 뒷전에서 때리는 것같습니다. 그런 댓글때문에 다시 포스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