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문화마을 속살 봤니?…감천문화마을 속살에 다(多) 있는 이것은?
"와, 저게 뭐꼬? 레고같은 집들은 천지삐까리네."
"부산 감천마을에 뭐가 그리 많다꼬 그라능교."
"봐라 봐라. 내 말이 맞제. 레고같은 집들이 천지삐까리아이가?"
"저거 집맞나. 눈까리 단디 뜨고 봐라. 집들이 와그래 작노."
"아구야, 집이 저래 작나. 참 희안하제."
부산의 대표적인 마을가꾸기 사업이 감천문화마을입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예전에 태극도 신도들이 모여살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올망졸망 다닥다닥 붙은 집들은 보노라면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하나의 레고마을 같습니다. 감천문화마을엔 참 많은 게 있습니다. 혹시, 부산을 방문했다면 부산 감천문화마을 한번쯤 가보면 어떨까요.
부산 감천문화마을 속살을 엿보기 전에 감천문화마을에 많은 것들은 살펴보면 어떨까요. 감천문화마을의 속살을 엿봤습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어떤 곳?
부산을 대표하는 곳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감천문화마을입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대 태극도 신앙촌 신도와 6·25 피난민의 집단 거주지로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말하자면 현대화의 거센 풍랑속에서도 고유 문화를 간직해온 서민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산자락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계단식 집단 주거형태는 마치 레고마을은 연상케 합니다. 혹자는 한국판 산토리니라고 하고 또다른 혹자는 한국판 마추픽추라고 합니다. 감천문화마을의 또다른 특징은 모든 길이 통하는 미로미로 골목길의 경관은 감천만의 독특함을 보여줍니다.
감천문화마을은 이런 특징과 더불어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한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감천의 이런 특색과 역사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 지역 예술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모여 시작한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감천문화마을 만들기 사업의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이런 작지만 실속있는 사업을 시작으로 각종 공모사업을 유치하여 현재는 연간 30만여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은 한국판 산토리니? 한국판 마추픽추?
그리스의 섬 산토리니는 부산의 감천문화마을과 닮은 게 있습니다. 산토리니 티라 섬은 미코노스 섬과 함께 휴가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단애 위에 달라붙듯이 다닥다닥 붙은 하얀 집과 교회가 늘어선 풍경이 독특합니다.
피론(Firon) 항구에서 해안절벽 위쪽에 있는 테라(Thera) 마을까지 지그재그로 나 있는 580계단은 보통 나귀를 타고 올라가며, 마을의 집들은 모두 흰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산토리니를 한국의 부산 감천문화마을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마추픽추는 어떤 곳?
부산의 감천문화마을과 곧잘 비교되는 마추픽추(Machu Picchu)는 페루 남부 쿠스코시(市)의 북서쪽 우루밤바 계곡에 있는 잉카 유적입니다. 마추픽추는 우르밤바 계곡지대의 해발 2,280m 정상에 자리잡고 있으며 '나이 든 봉우리'라는 뜻인데, 산자락에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공중도시'라고도 불립니다.
잉카인들이 스페인의 공격을 피해 산속 깊숙이 세운 것이라고도 하고, 군사를 훈련해서 후일 스페인에 복수하기 위해 건설한 비밀도시라고도 한다. 또한 자연재해, 특히 홍수를 피해 고지대에 만든 피난용 도시라고도 합니다. 도시의 총면적은 5㎢, 그 절반에 해당하는 비탈면은 계단식 밭입니다. 서쪽의 시가지에는 신전과 궁전, 주민 거주지 구역이고 주위를 성벽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혹자는 한국판 산토리니라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한국판 마추픽추에 비유합니다. 이들 3곳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다닥다닥 붙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올망종망 붙은 마을의 모습과 산악지대에 위치해 있다는 점입니다. 겉모양이 비슷해서 닮았다고 비유하곤 하지만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 감천문화마을에 다(多) 있네? 너무 다(多)있는 빙수가게
감천문화마을은 들리면 가장 많은 곳이 가게 입니다. 특히 빙수와 먹을거리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이곳 저곳 빙수와 먹을거리 가게들이 특징없이 있다보니 이곳이 먹을거리가 있는 타운인지 문화마을인지 분간이 안갈 지경입니다.
거리를 따라 죽 늘어선 빙수 가게와 먹을거리 가게들은 오늘도 손님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한 가게에 들러 빙수를 먹어봅니다. 여느 집에서 맛보는 빙수맛과 별로 차이점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이곳을 찾는 뜨네기 관광객을 손님으로 맞으려 하나 둘 들어선 것 같았습니다.
2010년 미로미로 프로젝트 박은생의 향수입니다.
2012년 마을미술 프로젝트 진영섭의 골목을 누비는 물고기입니다.
감천문화마을의 속살엔 특색없는 빙수 가게 다(多) 있네
감천문화마을은 겉모습을 보면 올망졸망 다닥다닥 붙은 거주지가 예쁜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천문화마을의 속살을 한발짝만 들여다 보아도 이내 실망(?)하게 됩니다. 문화마을답지않게 어울리지 않는 빙수와 먹을거리 가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감천문화마을답게 다양한 특징을 갖춘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문화마을을 더 높이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줄 수 있으련면 국적없고 특색없는 가게들만 늘어서 있습니다.
감천문화마을만의 특색있는 가게 관광객을 부른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걷노라면 이곳 저곳에서 빙수를 파는 상인들과 먹을거리 가게 주인들이 손님을 손짓합니다. 그런데 집집마다 비슷한 메뉴와 시중 어느 곳에서나 맛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먹을거리가 첫 인상을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몇 안되는 특색있는 가게에 들어가 봤습니다. 물론 먹을거리 가게가 아닙니다. 그런데, 지역의 특색을 알리거나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이 아닌 시중에서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 악세사리를 팔고 있습니다. 난전에서 봄직한 그런 상품들입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만의 특화된 상품 개발하라?
최근 부산지역은 다양한 지역 대표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가령 해운대지역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로 '해운대빵'을 선보였습니다. 나름 특색을 갖추려 노력하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감천문화마을도 죽죽 늘어선 빙수가게 보다는 차라리 지역을 대표하는 '감천문화마을 빵' '감천문화마을 주먹밥' '감천문화마을 어묵' 등 얼마든지 개발의 여지는 있습니다.
여행의 정취는 뭐니뭐니해도 이색적 소재입니다. 그 이색적 소재는 이색적 장소와 풍경 못지않게 이색적 맛이 필수입니다. 여행은 그래서 풍경과 맛집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지역의 맛을 느껴보지 않았다면 제대로 된 여행이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감천문화마을이 좀 더 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먹을거리가 있어야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합니다. 다른 곳과 차별화된 풍경과 맛, 체험이 어우러져야만 색다른 정취가 납니다.
감천문화마을 부산을 넘어 세계로 향하려면?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오늘 현재는 볼거리가 있습니다. 올망졸망한 집들과 벽화들, 마을가꾸기로 인한 미술작품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도 또 한번 보라고 한다면 그렇게 권할만한 것은 아닙니다. 말하자면 거듭 방문할 것이 못된다는 뜻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면 그만큼 차후엔 방문할 사람들이 적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관광객들은 더 많이 불러모으고 더 오래 머무르게 하고 다시 방문하게 하려면 나름 특징이 있어야 합니다. 독특한 체험, 독특한 풍경, 독특한 맛, 독특한 구조 등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곳은 독특해집니다. 감천문화마을이 과연 그런 곳일까요. 특색없이 많이 들어선 빙수가게. 과연 바람직한 현상일까요.
감천문화마을의 속앓이 사생활 보호 다(多)있네
'협조 부탁드립니다. 감천문화마을은 주민들의 거주공간입니다. 큰소리 민가 무단출입 및 사진촬영 등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나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거니노라면 독특한(?) 플래카드를 만나게 됩니다. 주민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듯 합니다. 감천문화마을을 많이 찾아 활성화도 좋지만 사생활에 방해를 받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곳곳에서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사진을 찍으려 하고 사진을 못찍게 하느라 말다툼이 오고 갑니다. 사진을 못찍게 하려면 왜 관광지로 개발했느냐는 볼멘소리가 가득합니다. 감천문화마을의 속사정입니다. 주민들의 뜻과 외지 관광객들의 기대 수준과 요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외지인이 많이 찾는게 별로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의 속살을 한꺼풀 벗겼더니 이런 아픔이 있었습니다.
과연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윈윈하고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언제든 이맛살을 찌푸리게 할 시한폭탄을 안고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