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남의 땅 불법 경작한 배추 가져가면?…남의땅 불법경작한 배추 가져가면 무슨일?

세미예 2010. 10. 15. 05:52

"배추 빨리 물어내시오. 물어내지 않으면 그냥두지 않겠소."

"무슨 소리? 자기 땅도 아니면서."
"이 분이 아직도 정신 못차렸나. 자신의 잘못을 몰라."
"그럼, 당신은 잘했어, 어파치 피장파장 아니야."
"잘못 좋아하시네. 누구 잘못인지 끝까지 따져볼까?"




지난 주말 인근을 산책하다가 어르신들의 큰소리에 발걸음을 멎췄습니다. 어른들의 싸움은 배추를 두고 다투는 것 같았습니다. 최근 배추파동을 겪으면서 '텃밭표 배추' '베란다표 배추'가 뜨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길래 한 분은 배추를 물어내라고 하고 다른 한분은 서로의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그 사연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배추-양배추-땅남의땅에 불법 경작한 배추를 가져가면 절도죄가 됩니다.


남의땅에 불법 재배한 배추?
이 어르신들의 다툼은 남의 땅에 배추를 심었다는 점입니다. 한 건설사가 오랫동안 방치한 땅에 조그만 텃밭을 일궈 배추를 심었는데 그 배추가 한참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남의 땅에 배추를 심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텃밭이 정상적인 경로로 조성된 것이 아니고 허가없이 조성된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주인 허락없이 남의 땅에 불법으로 경작한 농작물 훔치면 절도죄 성립될까요 안될까요.

배추파동으로 백태만발
이들 어르신의 다툼은 바로 절도죄 여부였습니다. 그렇게 배추가 잘된 것은 아니지만 예쁘게 자라고 있기에 두 포기를 뽑은 것 같았습니다. 배추값이 쌀때야 한 두 포기 가지고 그렇게 왈가왈가할 일은 아니지만 배추파동으로 엉뚱한 분쟁이 발생한 것입니다.


남의 땅에 조성한 텃밭은 불법?
남의 땅에 농사를 지으면 안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설치한 안내판에는 경작을 해서는 안된다고 씌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재미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 같았습니다.

도시에서 농사를 지을 만한 공간이 없다보니 자연을 가까이 하고픈 도시민들의 욕구같은 게 있나봅니다. 아니면 웹빙시대를 맞아 무공해 농작물을 먹기위해서 인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배추파동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배추를 기르는 것 같았습니다. 

남의 땅에서 불법으로 조성한 텃밭에서 배추를 가져갔다면? 
남의 땅이지만 배추파동을 겪으면서 텃밭을 일궈 배추를 심은 것입니다. 그런데 한 어르신이 그 배추를 탐을 낸 것이죠. 그 어르신이 인근 주민들이 경작한 곳에 들어가 뽑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농작물 주인한테 들킨 것이죠.

이 어르신이 주인한테 사과하고 죄송하다고 했다면 금방 넘어갈 수도 있었을텐데 불법 경작 운운하다보니 싸움이 시작된 것이죠.




남의 땅에 불법으로 배추 경작, 불법경작물 훔치면 절도죄?
이 어르신은 애당초 주인이 있는 남의 땅에 불법으로 텃밭을 일궈 농작물을 지었으니 그 자체가 불법이라는 얘기였습니다. 그 배추도 주인이 없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배추 주인은 남의 것을 훔쳤으니 절도라는 것이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그 어르신은 불법으로 경작한 사람이 적반하장이라며 점점 목소리를 높이시더군요. 경찰에 가도 서로가 잘못했으니 피장파장이라는 식이었습니다.

듣다보니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서로 잘못된 일일까. 하지만, 그래도 남의 농작물을 주인의 허락없이 가져간 것은 분명히 잘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밭을 일군 정성과 그동안 기른 노력은 비록 남의 땅이라도 인정해줘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남의 땅에 불법으로 농사 지어도 농작물 가져가면 절도죄 성립
집에 돌아와 궁금증이 생겨 평소 친분이 있는 경찰과 변호사에게 문의했습니다. 이 분들의 공통된 의견은 비록 남의 땅에 불법으로 농사를 지었다 하더라도 그 농작물 주인의 허락없이 가져간 것은 절도죄가 성립된다고 합니다. 농작물은 농사를 지은 사람의 소유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신에 원래 땅주인은 그 농작물 주인을 상대로 재물손상죄를 물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로 알게된 재밌는 것도 있더군요. 만약, 땅주인 허락없이 심은 수목의 경우 농작물과 달리 수목을 심은 사람이 그 권리를 주장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배추파동 빨리 사라져야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만 가다가 한 어르신이 중재를 시도합니다. 사과를 하고 막걸리를 한 잔 사주기로 하고 결말을 냅니다. 배추를 뽑으신 어르신은 수긍할 수 없다는 표정입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배추파동으로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배추파동이 끝나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