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경제

10원짜리가 대접받는 곳은?…동전 멜팅 포인트가 뭘까?

세미예 2009. 10. 28. 06:30

"10원짜리 동전이 바닥에 떨어져도 안 주워요."

"10원짜리 동전은 돈 취급도 못받네요."

"10원짜리 동전은 이젠 돈 대접을 못 받아요."

"한때는 참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이렇게 푸대접을 받다니."

"세월의 흐름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세월이 참으로 무서운 모양입니다."




돈은 현대의 화폐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돈도 돈나름입니다. 5만원권이 나온 뒤로 1만원권은 그만큼 가치가 추락했습니다.그렇다면 고액권이 발행되면서 동전을 어떨까요. 고액권이 나올수록 동전은 찬밥대접입니다. 돈도 돈나름이겠죠. 대접이 달라집니다. 


돈은 어떤 대접을 받고 있고, 동전은 또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 지 돈에 관해 살펴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동전-돈-money-만원-수표-1천원-10원짜리-10원-부자동전에 멜팅 포인트가 있습니다.


찬밥대접 신세 추락 동전…돈 대접이 다르네!

돈도 대접이 다릅니다. 고액권은 지갑속 깊숙이 고이고이 간직됩니다. 아니면 장롱속 깊은 곳에 보관됩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은행 현금보관소에 귀하게 보관됩니다. 


하지만 동전은 어떨까요. 완전히 찬밥신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 통용되고 있는 어떤 동전이건 과자 한 봉지 값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동전의 대접을 가장 못받는 것이  10원 짜리입니다.


땅바닥에 10원짜리가 있어도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오죽했으면 ‘개도 안 물어갈 10원’이란 말이 생겼을까요. 동전은 집안 곳곳에 굴러다니거나 전자파를 막아준다고 해서 컴퓨터 곁에 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집안 곳곳에 굴러다닙니다.


10원짜리 동전이 대접받는 곳이 있다고?

10원짜리가 찬밥 대접을 받고 방치되는 까닭에 오히려 ‘귀하신 몸’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몸에 지니기를 싫어하는 탓에 10원 짜리는 10개가 제작되면 4개는 종적이 묘연해진다고 합니다. 


방치되기 때문에 동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동전확보가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유통업계는 10원짜리 동전이 꼭 필요합니다. 거스름돈을 준비해야 하는 곳에서는 10원 짜리를 구하기 위해 아는 사람 총 동원령을 내릴 정도로 확보에 안달이라고 합니다. 이쯤되면 10원짜리 동전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겠죠. 


동전 없으면 장사를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상품 끝자리 단위가 ‘80원’이거나 ‘90원’이 되면 10원짜리로 거스름돈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유통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늘 10원 짜리 동전을 구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나는 것도 당연합니다. .급할 때는 은행에 다니는 아는 사람들이 모두 동원되기도 한답니다. 사람 사는 세상 안면이 있어야 동전 바꾸기도 쉬운 법이까요.





동전 한 자루는 얼마나 들어갈까?

은행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동전을 자루에 담아 교환해 줍니다. 그렇다면 500원 짜리는 한 자루에 몇 개가 들어가고 얼마나 들어갈까요. 500원짜리는 한 자루에 100만 원(2000개)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100원 짜리는 20만 원(2000개)이고, 50원 짜리는 12만5000원(2500개)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10원은 어떨까요. 한 자루에 10원은 2만5000원(2500개)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10원짜리 확보경쟁 진풍경

10원을 제외한 다른 동전은 어느 때나 은행에만 가면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원 짜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많은 유통업체가 하루 수 천개의 10원 짜리 동전이 필요한데 모든 금융기관과 거래를 해도 구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은행의 확보 수량에 한계가 있어 10원 짜리는 많이 안 줍니다. 준다. 겨우 한 자루 환전하고, 두 자루 환전은 운이 좋은 경우다. 장사가 잘 되는 명절 같은 때는 몇 주일 전부터 환전 주문을 하고, 은행에 아는 사람 있는 직원들이 총 동원돼 10원 짜리 동전을 구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국은행이 해마다 부족한 동전을 확보하기 위한 신규 발행 비용으로 400억 원 정도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번 사용된 동전이 다시 유통되지 않기 때문인데 동전 사용을 줄이면 사회적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습니다.



10원짜리 제작단가가 궁금해?

화폐당국은 10원짜리에 대한 고민이 그칠 날이 없습니다. 제작단가를 어떻게든 낮추기 위해 10원 짜리는 1966년 탄생한 뒤 네 번이나 제작에 따른 금속 비율 혹은 디자인을 바꿨습니다. 


지난 2006년 고민끝에 한국은행은 네번째 10원 짜리 동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당시 만든 10원짜리 동전은 지름이 22.86mm에서 18mm로, 무게는 4.06g에서 1.2g으로 줄었습니다. 이 조치로  10원의 제조단가는 1개당 20원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발행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통용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스름돈으로 새로운 10원을 주면 많은 사람들이 ‘됐어요!’라고 말하면서 그냥 가버리기도 합니다. 10원짜리를 오히려 귀찮아하기도 합니다.




10원짜리 멜팅 포인트가 뭐야?

‘멜팅포인트’(Melting Point)란 말이 있습니다. 동전의 소재로 쓰이는 금속의 시세가 동전의 액면금액과 똑같아지는 시점을 말합니다. 예전  10원 짜리 동전은 제작 단가가 요즘 금속 시세로 28원이었습니다. 하나를 만들어낼 때마다 꼬박꼬박 18원씩 적자를 보는 셈이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10원은 5.86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004년말 10원짜리 동전의 소재 가격이 12원 안팎으로 급등하여 10원짜리 동전을 만드는데 사용된 금속의 실제 가치가 액면 금액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소재로 사용된 금속의 가격이 액면 금액보다 비싸지면 동전을 녹여 다른 용도로 전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녹인다'는 용어를 씁니다. 


그러나 동전을 녹여 금속을 추출하려면 시설과 비용 등이 만만치 않으며 추출된 금속을 내다팔더라도 중고 가격밖에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동전을 녹여 다른 용도로 쓸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답니다. 어떠세요. 10원짜리와 동전에도 사연 참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