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설연휴 많이 쉬는 직장 달갑잖은 이유?…설날 고향 꼭 가야 왜? 고향이 뭐길래?

세미예 2009. 1. 23. 13:19

설명절 연휴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저마다 고향으로 달려가는 마음들이 분주합니다. 선물을 사들고 종종걸음으로 차에 오릅니다. 차가 막히는 짜증스런 걸음이지만 그래도 고향으로 향한 마음에 포근해집니다. 아무리 차가 막혀도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꼭 가야만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고향입니다. 그만큼 고향은 마음속으로 푸근합니다.



친구들과 친척들도 한 사람, 두 사람 고향으로 도착합니다. 다른 곳으로 설을 쇠러 가지 않는 사람에게는 타지에서 찾아온 친구들이 전화를 걸어옵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여느때 같으면 금요일 오후부터 설연휴가 시작돼야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정말 이상합니다.



일찍 시작된 설연휴 달갑잖네

친구들과 친척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그런데 이미 수요일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벌써 설을 쇠러 내려온 것입니다. 수요일(21일)부터 다음주 목요일(29일)까지 쉰다는 친구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이 쉬는 친구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그렇게 쉬라고 했답니다. 경기가 안좋다보니 회사에서 많이 쉬라고 한답니다. 많이 쉬면 좋을 것 같지만 그만큼 월급이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월급이 줄면 가정경제가 휘청거립니다. 




실직한 지인,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

한 지인이 안부삼아 전화를 걸어옵니다. 오랜만에 들어본 목소리라 반갑게 응대합니다. 하지만 힘이 없습니다. 아프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실직을 했다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합니다. 필자 역시 힘이 빠집니다.


또다른 친구도 비슷한 일로 전화를 걸어옵니다. 40대 중반은 아무래도 직장에서 위기의 연령대인 모양입니다.


어제는 한 시민단체에 인사차 갔습니다. 그랬더니 그곳도 경기 여파로 사무처의 인력 조정이 있었습니다. 인력 조정 대상자를 만났더니 눈물이 핑 도는게 여간 슬픈 게 아닙니다. 올해는 너무나도 실직 소식을 많이 들어 이젠 눈물도 말라갑니다.


실물경제의 한파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문제는 저점이 안보인다는 것입니다. 저점이 보여야만 회복기를 보일 수 있겠지만 언제가 저점이 될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교육센터 넘치는 수강생

한 교육센터로 기술적 자문을 구하러 갔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불황기에 교육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들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직장인들의 안타까운 모습에 가슴이 메입니다.


대학생들도 보이고 이제 고교 졸업반 학생들도 보입니다. 저 나이에 벌써 실직의 아픔이 보이는 것일까. 필자는 수강생들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학생에서 직장인, 주부, 노인층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만큼 취업전선이 전쟁터라는 반증입니다. 



실직자와 취업에 목마른 분들에게는 설날은 오히려 사치?

실직자와 취업을 못한 분들에게는 설날은 오히려 사치스럽습니다. 교육센터에서 만난 한 분도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취업이 우선이지 설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취업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잡셰어링(job sharing : 일자리 나누기) 대책을 발표하지만, 한참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기업들에겐 효과가 있을 리 없습니다. 


정부에서 일자리 나누기와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사회적 공감대를 거쳐 일자리 창출에 정부가 매달려야 합니다. 대통령은 기업의 개혁을 외칩니다. 그 개혁은 다름아닌 인력 구조조정입니다. 그러면서 일자리 만들라고 주문합니다. 앞뒤가 안맞습니다. 





국민 어루만져줄 정치, 언제 볼 수 있을까

명절만 되면 정치권은 연례행사처럼 설민심잡기, 추석민심잡기에 나섭니다. 설과 추석을 쇠고 난후엔 민심이 어떻더라는 말을 녹음기 켜듯이 해마다 똑같이 합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민심을 외면합니다. 아니, 민심에 눈을 감습니다.


법안을 만들려면 민심현장에서 민심을 들고 반영하고 민심과 더불어 정치를 해야합니다. 하지만, 국회에서 혹은 정가에서 무슨 반듯한 법안이 나오겠습니까.


설민심은 앞서 소개한 것처럼 사납습니다. 곳곳에 실직소식과 구직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국민들은 이를 해소할 대책과 법안을 원하고 있습니다. 당리당략이나 이를 볼모로 대치정국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이번 설엔 정치권이 설민심을 적극 듣고, 초심으로 들어가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펼쳤으면 합니다. 정치권 모두가 설민심을 외면하면 공멸이라는 자세로 제대로 듣고 제대로 실천하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