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여보, 당신이 뭐길래?…부부사이 호칭 고민되는 이유?

세미예 2012. 2. 15. 06:00

"엄마 이름은 여보이고요~” 

“아빠 이름은 당신이예요~”
“아빠, 여보가 뭐야? 엄마, 당신이 뭐야?”
“!!!! ?????” 

"아이들한테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요?"

"아이들 대상으로 호칭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요?"





최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막내가 동요를 따라 부르다가 갑자기 질문을 툭 던집니다.  '여보'가 무엇이며 '당신'이 무엇인 지, 왜 엄마와 아빠는 '여보'와 '당신'으로 부르는 지 궁금해합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남매가 소꼽놀이를 하면서도 곧잘 여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른채 소꼽놀이를 해댑니다. 

아이의 질문에 순간 난처함에 빠집니다. 부부간 호칭 어떻게 부르세요.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이 커플  저 커플에 따라 부부간의 호칭은 참 다양한 것같습니다. 부부간의 호칭에 관해 생각해봤습니다.


사랑과 결혼, 연애, 맞선? 부부간 호칭 뭐라 부를까?
여보, 당신, ○○엄마, □□아빠, 자기, 마누라, 와이프, △△씨, 유, 집사람, 아내, 내자, 남편, 우리 그이, 우리 아저씨, 우리 아,줌마, 오빠, 옆지기…

부부간에 호칭 서로 뭐라고 부르세요. 커플에 따라 독특한 표현이 참 많습니다. 그래도 대충 간추려보니 위의 명칭들 가운데 주로 사용합니다.

 

부부간 호칭이 왜 이렇게 다양해?
위의 모든 단어들은 뭘 뜻하는 말일까요. 모두가 남편과 아내를 부르는 단어입니다. 부부간에는 가깝고도 먼 사이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만큼 많이 사랑하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면서 오손도손 살아가는 인생의 동반자죠. 그러다보니 남편과 아내를 부르는 말도 수없이 많습니다. 평생 인생을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후원자이자 협력자이다 보니 그만큼 애정이 잔뜩 배어서 그렇겠지요.

부부 동반 모임에 가봤더니!
얼마전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습니다. 가볍게 저녁을 먹는 자리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로 회포를 풀어냅니다. 부부모임 대화의 주류는 최근의 경제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 아이들 교육과 육아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러 커플들이 모이다보니 각자의 부부를 부르는 표현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같이 부르는 표현이 없을 정도로 제각각입니다.

어떤 분은 와이프라고 하기도 하고, 집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엄마나 □□아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참 부부간의 용어가 제각각입니다. 다른 가정에서는 어떻게 부르나요? 




부부간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 여보? 

부부간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마도 '여보'일 것입니다. 아니 '여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미예 부부가 실상 부부모임에 가보니 '여보'라는 표현은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세미예 부부의 지인들은 생각보다 여보라는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당신'이란 표현을 많이 사용하더군요. 그런데 남편도 ‘당신’이라고 부르고 아내도 ‘당신’이란 표현을 사용합니다.

젊은 부부의 경우 '여보'나 '당신'이라는 표현 대신에 '오빠' 라거나 '△△씨'가 더 많이 사용하더군요. (물론,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지 세미예 부부 주변의 사용빈도를 모아봤더니 그렇습니다.)

'여보'라는 표현은 ' 여기 보오'의 준말?
일반적으로 부부를 가리키는 단어 중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진 '여보'라는 단어의 어원이 궁금했습니다. 여보는 우리나라 부부들이 곧잘 부르는 말입니다. 이 말의 근원이 항간에 혹자는 일본어에서 유래했다고도 합니다.

여보가 일본어 유래설은 잘못?
'여보'가 일본어에서 유래됐다는 설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일부에서 일본어 중 にょう-ぼう가 우리 말로 '여보', '아내'인데 그 발음이 매우 흡사하다고 해서 일본어 유래설을 이야기합니다만 이는 잘못된 것 같습니다. 아래를 참고하시면 '여보'라는 말의 유래에 관한 정보를  좀 더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여보’는 사람을 부르는 말로 보통은 부부 사이에 흔히 사용하지만, 같은 또래의 사람들끼리도 사용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어른이, 가까이 있는 자기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사람을 부를 때 쓰이는 말, 부부 사이에 서로 상대편을 부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래서 “여보, 마누라!”, “여보, ○○ 아빠!” 또는 “여보, 주인장!”처럼 쓰이기도 하고, “여보!”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부부간에 쓸 때에는 대체로 단독으로만 사용한다.

 

‘여보’의 어원을 ‘여기(를) 보오’로 보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즉 ‘여보’는 ‘여 + 보’로 분석되고 ‘여’는 ‘여기’의 준말이며 ‘보’는 동사 ‘보다’의 어간 ‘보-’에 어미 ‘-오’가 붙은 ‘보오’가 줄어들어서 된 말이라는 것입니다. (국립국어원 2007년 5월 1일 발간 ‘쉼표, 마침표 라’는 소식지 제 19호) 


부부간 호칭 에피소드
세미예 부부도 예외없이 서로를 부를때 다양한 표현으로 부릅니다. 당신, 유, △△씨, ○○엄마 등의 표현으로 아내를 부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없을때 얘기죠. 부부간에 사이가 안좋을땐 '니가 해~'라는 다소 거친 표현도 사용합니다.

양가 어르신들과 함께 있을땐 표현이 금방 달라집니다. 당신, ○○엄마, □□아빠라고 부릅니다. 한번은 양가 어르신이 있는 자리에서 "니가 해~"라는 말을 서로가 해버린 것이죠. 어르신들이 야단을 하시더군요. 


불렀다가 혼쭐난 사연은?
세미예의 지인 중에 한 분은 신혼초 처가에서 지인의 안사람과 베란다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답니다. 통화 중에 '오빠'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오빠가 해줄게!"라고 말이죠. 그런데 지인의 장모님이 그 통화를 듣고선 오해를 한 나머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고 합니다.

'오빠'라는 말을 몰래 사귀는 여성이거나 술집에 들락거린다는 오해를 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 오해는 지인의 안사람이 와서 확인을 해준 후에야 풀렸다고 합니다. 부부간의 호칭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는 참으로 많더군요.




웃어른 앞에서 '여보'라는 말 쓰도 될까?
본가나 처가의 웃어른 앞에서 '여보'라는 말을 사용해도 될까요. 예법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합니다. ○○엄마, □□아빠 처럼 아이들 이름을 빗대어 부르거나 어멈, 에미, 집사람, 안사람으로 말씀을 하시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여보' 라는 호칭을 쓰는 경우라면 부부 둘만이 있을 때나 동년배나 아랫 사람이 있을 때 호칭으로 사용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부부간 호칭 격식 차리면서도 서로 편하게 부르는 게 최선?
부부간에 어떤 용어를 쓰시나요. 남들한테 배우자를 어떻게 소개하시나요? 앞서 살펴본 바처럼 부부를 부르는 호칭은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호칭이라는 게 부르기 편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서로가 들었을때 격식을 차렸다는 인상을 주면 최선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부부간에 평소 어떤 단어가 좋을 지 한번쯤 고민해 보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