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명절 차례상에 두유를 올려?…황당한 설차례상? 명절 차례상 무슨일이?

세미예 2011. 2. 6. 09:02

"어, 차례상에 두유가 올라왔네."

"왜 두유를 차례상에 올렸지?"
"두유도 차례상에 올릴 수 있네요."

"다른 집하고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아요."

"사연이 궁금하네요. 무슨 일이죠?"





올해 세미예 가정의 차례상에 두유가 올라갔습니다. 다른 집안같으면 엄두도 못낼 일이지만 세미예 가정의 차례상엔 두유가 올라갔습니다.

집안 어르신들 조차도 처음엔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술을 미처 구입하지 못했느냐는 말씀도 하십니다. 조카들과 친척집 아이들도 두유가 올라갔다고 이상하다는 표정입니다.

차례상에 두유가 왜 올라갔을까요? 두유를 올려도 되는 것일까요. 세미예 가정의 이상한 차례상 그 사연속으로 떠나보시죠.


명절차례상에 두유 올려도 될까?
세미예 가정의 차례상에 두유가 올라갔습니다. 이를 두고 아이들과 집안 어르신들까지 한마디씩 합니다. 하지만, 이내 사연을 듣고선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집니다.

설명을 듣고선 아까와 달리 오히려 가슴이 뭉클해 하십니다. 아이들은 설명을 듣고선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집니다. 어머님은 참았던 울음이 터지십니다.

명절 작고하신 부친의 작고후 첫번째 설날
지난 여름 아버님께서 작고하셨습니다. 세미예는 천붕에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픔을 설날이 되니 더 절감하게 됩니다. 차례를 맞고보니 정말 아버님께서 작고하셨다는 사실을 이제사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지난해 설날엔 직접 당신손으로 차례상을 장만하시고 차례상에 술도 올리셨건만 이젠 그 손길을 다시는 만져볼 수가 없습니다.


명절 차례상, 두유를 차례상에 왜?

아버님께서는 살아 생전 술을 잘 못드셨습니다. 술이 약해서 거의 못드셨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소 두유와 식혜를 즐겨 드셨습니다. 이렇다보니 평소 농담으로 '이 다음에 술대신에 두유나 올려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당시엔 농담인줄 알았습니다. 영원히 그날은 오지 않을줄 알았습니다. 당신의 손으로 차례상을 영원히 차리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원할줄 알았던 그날은 가고 아버님은 이땅을 떠나셨습니다.

명절 차례상, 평소 끔찍히 좋아하셨던 두유가 차례상으로?
평소 아버님께서는 식혜와 두유를 잘 드셨습니다. 그래서 아버님을 기리는 의미에서 두유를 올렸습니다. 일반 다른 가정에서는 막걸리를 올리지만 세미예 가정에서는 식혜와 두유를 올렸습니다. 다른 조상분들을 생각해서 물론 막걸리도 올렸습니다. 




명절 차례상, 두유를 보니 아버님 생각이 와락?
참 실감나지 않은 아버님의 작고였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갑작스런 천붕을 솔직히 인정하기 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작고하시고 안계십니다. 어느날 갑자기 작고하셨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는 너무나도 평범한 진리지만 아버님은 장수하실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미처 천붕을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그날이 전광석화처럼 내려왔습니다. 준비되지 못한 천붕이었기에 크나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차례상을 보니 아버님 생각이, 그리움이 가슴속까지 사무칩니다.  

명절 차례상, 차례상에는 평소 아버님이 좋아하던 것들로?
올 설날 차례는 작고후 처음맞는 설날입니다. 그래서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것들을 많이 올렸습니다. 살아생전 과일과 생선을 좋아하셨기에 여러종류를 올렸습니다. 차례상을 준비하면서 가슴이 메어집니다. 이제사 천붕을 실감하고 불효에 가슴을 쳐보지만 이내 늦었음을 실감합니다.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은 무슨 뜻?

공자의 말중에 樹欲靜而風不止 (수욕정이풍부지) 子欲孝而親不待 (자욕효이친부대)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이 말은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가만두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려 하나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 말입니다. 설날이 되니 이 말이 실감납니다.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달프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이뿐인가 하노라. 조선 중기 문인으로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 선생이 지은 시조도 유난히 생각납니다. 부모님이 세상 떠난 뒤 후회해봐도 소용 없으니 생전에 효도를 다하라는 가르침인데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명절 차례상, 어버이에 대한 그리움은 무엇으로 달래나?
명절을 맞아도 다른 사람들처럼 흥이 나거나 신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슴 한켠이 쓸쓸하고 참 외로웠습니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차례상에 올라온 두유가 뭐기에 가슴이 이토록 미어져 올까요. 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고얀 두유 같습니다. 이토록 가슴을 찢어놓고 가슴이 시리도록 아프게 합니다. 정말 고약한 두유 같습니다. 블로거 이웃님들 두유가 참 고얀녀석 맞죠? 감히 차례상에 올라올 생각을 다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