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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카페…촛불문화제 반대 카페가 있다니

세미예 2008. 6. 4. 23:01

개인적으로 이런 카페를 알려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런 카페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카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카페에 관한 글을 쓰면 의도와 달리 혹시라도 이 카페를 홍보해주지 않나 싶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이 카페의 회원수가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는 생각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물결이 전국을 뒤덮은 가운에 한달째 촛불문화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에도 아랑곳 않고 연일 우리의 먹을거리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자발적 발길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촛불문화제는 일부에서 폄훼하고 있지만 전국민의 지지속에서 연일 뜨겁게 전국을 달구고 있습니다.



이런 기류와 달리 촛불문화제를 반대하는 인터넷 카페가 등장했습니다. ‘creign’이라는 네티즌이 메니저로 기록된 이 카페는 지난 2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구국! 과격불법 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http://nodemo.gg.gg/)를 개설했습니다.

이 카페는 4일 밤 현재 2,371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습니다. ‘creign’이란 분의 카페 타이틀을 옮겨 봤습니다. “제일 큰 카페의 핵심 주제는 불법 과격 폭력시위 반대입니다. 그것이 촛불시위라는 이름이던 촛불 문화제이던 간에. 지금 나쁘게 과열된 형태의 시위들을 반대하고 또한 그것을 주,선동하는 불법단체들을 파악하고 그것을 시위참가자나, 다른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리고자 함에 있습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어 보태고자 한다면 ‘아무 생각없이 시위에 나서지 말자’입니다. 좋은 뜻을 가지고 정말 평화시위를 하시는 분들 많은 것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는 반면에, 그저 군중심리에, 재미로, 젊은혈기에 생각없이 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것 아무도 부정할 사람 없습니다. 나라의 최고 수장인 대통령 관저인 청와대를 처들어가자느니 이런 잘못된 생각들은, 시위의 핵심을 모르고 무턱대고 참가했던 여러 사람들때문에 나온것 아닙니까? 평화시위는 우파고, 불법시위는 좌파다 이런논리를 펼친적 없습니다.

또한 전 우파도 아니고 뉴라이트도아니고 한나라당 청와대알바도 아닙니다. 단지 현재의 양상이 친북/좌익단체의 개입으로 인하여 촛불시위가 변질되어있다는것은 누구도 부정할수없는 사실입니다. 시위단체의 의도가 정당하다고하여, 그에 따른 행위가 불법을 자행해도 괜찮다는 논리는 절대 받아들일수 없습니다. 그리고 친북단체 옹호하거나, 북한의 주체사상이 자신의 이념과 같다면 당장 이 카페를 떠나주십시요.” 이 카페의 위험성을 지적해 보겠습니다. 먼저, 과열된 형태의 시위들을 반대한다고 표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촛불문화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과열'되었다면 그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이를 조기에 바로잡지 않아서 생긴 측면이 강합니다. 그런데도 이를 외면한 채 촛불문화제만을 문제 삼았습니다.

둘째,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단체들을 불법단체들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동의할 국민은 없습니다. 불법단체 운운은 이 카페의 주인이 판단할 사안이 아닙니다. 무엇이 불법인 지 왜 불법인지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또 친북/좌익단체의 개인으로 변질되었다고 했는데 쇠고기 수입 반대하면 다 좌파입니까.

'친북/좌익단체 개입으로 촛불문화제가 변질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라고 했는데, 개인적 판단을 마치 전체의 의견인 양 확대해석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 주장에 동의할 사람은 없습니다.

셋째, 시위의 핵심을 모르고 무턱대고 참가했던 여러 사람들 때문에 나왔다고 했는데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를 인정할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할 일이 없어서 만삭의 임신부가 촛불문화제에 참가했겠습니까. 기자들도 촛불문화제에 참가했습니다. 이들도 무턱대고 참가했겠습니까.

넷째, 원하든 원하지 않았던 이 카페는 조중동이나 촛불문화제를 반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여론의 한 축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습니다. '과격불법 촛불시위 반대'하는 카페가 생겼다고 말입니다. 쥔장은 이런 오인을 아셨나요. 아셨다면 카페개설 진정성을 의심받게 됩니다. 몰랐다면 이점 곰곰이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이 카페의 주장은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배치되는 것으로 설득력이 약해 보입니다. 단적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황당한 카페입니다.

다섯째, '구국! 과격불법 촛불시위 반대 시민연대'라는 타이틀을 붙였는데 이를 가만히 뜯어 보겠습니다.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촛불 시위'라고 하지 않습니다. '촛불문화제'라고 합니다. 이상한 표현이네요. 또 '구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셨네요. 무엇이 구국입니까. 카페 쥔장의 주장대로라면 촛불문화제를 안하는 게 구국인 셈입니다. 진짜 구국은 하루속히 쇠고기 재협상을 통해 안전한 쇠고기가 우리사회에 유통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있고 자기의 생각을 얼마든지 표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식탁을, 먹을거리를 스스로 지키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못할망정 이들의 행동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광우병 쇠고기 추방'을 위해 카페를 닫을 의향은 없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