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사랑의 온도탑 어디갔나?…그래도 기부는 계속돼야한다 왜?

세미예 2010. 12. 2. 06:00

"연말연시 추운 이웃을 위해 기부에 나서면 어떨까요?"

"기부요? 글쎄요?"
"성금모금 창구 비리 때문에…"
"이웃을 위해 조금씩만 정성을 보태면 보내면 되는데…."

"맞아요, 조금씩만 정성을 보태면 모두가 훈훈한데 말이죠."

바야흐로 연말연시가 다가왔습니다. 벌써 거리엔 크리스마스 캐롤과 휘황찬란한 온갖 조명들이 밤을 밝혀줍니다. 화려운 네온사인과 더불어 도시의 밤은 휘청거립니다. 흥청망청댑니다.
 
그 화려한 네온사인 뒤엔 날씨는 차갑고 겨울이면 지내기 어려운 이웃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번 겨울 더 차갑게 지낼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차갑게 지내다 못해 그들은 오갈데 없어 자칫 위험한 지경까지 내몰릴 수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랑의 온도탑 어디갔지?
"광화문 광장의 사랑의 온도탑이 어디갔지"

해마다 12월이면 '사랑의 온도탑'이 전국 곳곳에 설치되곤 했습니다. 서울은 광화문 광장에 부산은 부산역 광장에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12월로 접어들어도 '사랑의 온도탑'을 볼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랑의 열매회관 벽면에 조형물 부착 왜?
해마다 사랑과 기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는 볼 수가 없습니다. 매년 광화문 광장에 설치했던 '사랑의 온도탑'을 올해는 설치하지 않고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 열매 회관 벽면에 온도계 형태의 조형물을 부착해 모금 상황을 표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휘청거리는 공동모금?
사랑의 온도탑을 볼 수 없게 된 것은 바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최근 불미스러운 일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민간 성금모금 창구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감사원과 보건복지부의 감사결과 임직원들의 공금횡령·성금유용 등 비리와 운영상의 난맥상으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열매가 비리의 열매?
하루 하루를 겨우 연명하면서도 이웃을 위해 기부통에 돈을 넣었던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코흘리개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저금통에서 나온 돈 등이 기부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나와 가족, 이웃을 상징하는 빨간색 사랑의 열매가 ‘ 비리의 열매’로 곪아터졌습니다.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극치라는 비난도 쏟아졌습다. 어디 손 댈게 없어 어려운 이웃 도우라고 맡긴 돈으로 술집에서 카드를 긁을 수 있냐는 분노도 쏟아졌습니다. 가뜩이나 '신의 직장'이라고 해서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과 제식구 배불리기에 열받는 국민들로서는 어이가 없을 법합니다.

공동모금회도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발빠른 수습을 하고 있지만 한번 빗겨간 국민의 싸늘한 시선은 거둬지질 않는 것 같습니다.

환골탈태, 쇄신에 또 쇄신으로 거듭나라
출범한 지 12년 된 공동모금회는 비교적 국민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일시적인 비리가 적발된 적이 있으나 자체조사후 면죄부 성격의 솜방망이 처벌로 귀결되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제살을 깎는 심정으로 쇄신에 또 쇄신을 거듭해야할 것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들은 근본적으로 생산성은 없이 국민의 성금과 지자체 일부 보조금으로 꾸려가는 현실을 감안 할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돈이 어떤 돈인지를 생각한다면 결코 국민들의 분노가 가벼울 리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기부는 계속 되어야 한다
12월 첫날부터 연말 모금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공동모금회로서는 일년 농사를 짓는 것이나 다름 없는 데 폐농하기가 십상일 것 같아 표정들이 어둡다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성금모금 출범식과 사랑의 온도탑제막식도 취소하고 회관옆에 조형물을 붙이는 고육지책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겠습니까.

성금 목표는 지난 해 보다 높게 잡았지만  국민들의 냉랭함에  얼마나 기부가 될지 암담합니다. 천안함 사건때 2개월만에 381억원이라는 국민들의 성금이 답지한 것과 달리 연평도 포격 열흘이 됐지만 10분의 1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불신이 넘칩니다.

기부하는 따뜻한 마음이 그리운 계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62일간 '희망2011나눔캠페인'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이어 주세요'를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의 모금 목표액은 내년 복지사업 지원에 필요한 3천892억원의 57%인 2천242억원이라고 합니다.


이는 지난해 진행된 '희망 2010 나눔 캠페인'의 모금 목표액 2천212억원(최종24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공동모금회는 또 16개 시·도지회를 통해 1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차상위·저소득 가정과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8만2천여명과 사회복지시설 2천300여곳에 월동 지원비 103억9천여만원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공동모금회는 전국 기부상담 대표전화(080-890-1212, 수신자 부담)를 통해 기부 방법과 절차 등을 안내할 예정이며, 기부에 참여하면 연말정산 국세청 연계 서비스를 통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모금에는 공공장소에 비치된 모금함, 공동모금회 홈페이지(www.chest.or.kr) 온라인 모금,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 ARS(자동응답서비스) 기부전화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기부의 전통 올해도!
기부라는 말을 꺼내면 가진자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부액의 상당수가 개인 기부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기부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기부문화에 대해 싸늘한 시각입니다.

하지만, 기부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비록, 불신의 벽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이웃들을 위해 자신의 조그마한 것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로 조금의 기부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세미예 가족도 이미 기부를 했습니다.

블로거 이웃님들, 그래도 기부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기부문화 블로거들이 만들어 나가면 어떨까요. 그래서 춥고 배고프고 오갈데 없는 이웃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