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환경

닭둘기? 천덕꾸러기?…번지없는 비둘기의 설움? 도시비둘기의 운명은?

세미예 2010. 10. 24. 06:00

"비둘기야, 비둘기야, 너희들 큰일났네. 큰일이야. 너희들 빨리 도망가야 되겠네."

"왜요? 우리가 뭘 어떻게 했길래요?"
"도시의 공원이나 사적지 등에 사는 비둘기들아 위험하니 빨리 도망가라."
"언제는 평화의 상징이라더니 왜 우리를 못살게 구는 것이예요."
"무서운 사람들이 너희들 그냥 안둔데. 미리 정보를 알려줄 테니 하루속히 공원을 떠나 먼 곳으로 도망가서 편안하게 살아라. 가급적이면 인간들이 보이지 않는 먼 곳이면 더 좋겠지.”

도시의 공원이나 사적지들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번지있는 비둘기’들이 위험에 처했습니다. 도심에 무허가(?) 주택을 짓고 살아가던 비둘기들이 방을 빼야될 것 같습니다. 방을 빼는 정도가 아니라 자칫하면 목숨조차도 위태롭게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지자체에서 비둘기들의 퇴치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비둘기-도시비둘기-애완동물-반려동물서울역 실내서 먹이를 찾아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비둘기.


도시의 비둘기 왜 천덕꾸러기?
도시의 비둘기는 곳곳에 둥지를 만들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최근 환경오염이 가중됨에 따라 천적인 맹금류 황조롱이가 도시에서 거의 사라지면서 서식밀도가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도시의 비둘기가 문제되는 것은 세균이 득실거리는 깃털이 마구 날려 시민에게 불쾌감을 주고 무더기로 쌓이는 배설물은 주요 문화재를 포함한 각종 건물을 부식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과자류 등을 많이 먹어 아토피마저 유발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무턱대고 과자류를 주다보니 오히려 아이들에게 환경적으로 안좋은 보답을 한 셈이죠.

밀가루 공장이 위치한 곳엔 비둘기들이 먹어치우는 옥수수의 양도 엄청납니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의 비둘기들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비둘기는 야생동물일까, 가축일까
'평화의 상징'에서 도심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비둘기는 야생동물일까요 아니면 가축일까요. 정답은 우리나라 현행법률상 ‘야생동물’ 입니다.

한때 이런 모호한 법률적 해석을 싸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몇해전 서울시가 ‘야생동․식물 보호법’과 관련한 법령해석 요청이 발단이 된 셈이죠. 서울시의 '야생 동·식물보호법'과 관련한 법령 해석 요청에 대해 법제처는 ‘비둘기는 야생동물’이란 해석을 내렸습니다.

당시 법제처는 도시에서 서식하고 있는 비둘기들은 도시의 공원, 건물 등에 자생하며 번식을 계속하고 있는 것들로서 인간이 소유하여 기르는 동물로 볼 수 없으므로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른 야생동물에 해당한다고 법률적 해석을 내린 것입니다.


당시 서울시는 도심 비둘기 개체수가 증가해 털 날림, 배설물 등으로 인한 각종 민원이 제기되자 도심 비둘기를 어느 법에 따라 누가 관리할 것인지를 두고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과 갈등을 빚다 법제처에 해석을 의뢰한 것입니다.

법제처 해석 전까지 논란이 분분했던 것은 환경부는 비둘기가 산이나 강에서 서식하지 않기 때문에 야생동물이 아니라는 입장이었고, 농림수산식품부는 '축산법'에 따른 관상용 조류인 가축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서로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맞서 왔습니다.

이런 논란이 가중되자 환경부가 환경부가 지난해 6월 도심 공원이나 사적지 등에서 활개를 치는 비둘기를 '유해(有害) 야생동물'로 지정했습니다. 


도시의 비둘기 운명은? 집비둘기는 야생동물?

퉁퉁하게 살찐 데다 닭처럼 뒤뚱뒤뚱 걷는다고 해 '닭둘기'(닭+비둘기)란 별칭까지 붙은 도심 비둘기들이 생사(生死)의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6월 비둘기를 23일 도심 공원이나 사적지 등에서 활개를 치는 비둘기를 '유해(有害) 야생동물'로 분류해 퇴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유해 야생동물로 분류되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은 사람이 해당 동물을 포획·제거할 수 있습니다. 평화의 상징으로 불려온 비둘기가 까치나 까마귀·참새처럼 사람에게 해롭다는 이유로 퇴치 대상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도시의 비둘기 퇴치운동? 부산시 닭둘기 퇴치작업
부산시가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된 집비둘기의 대대적인 퇴치작업에 나섰습니다. 부산시는 부산시 일원에 서식하는 집비둘기의 서식지와 개체 수가 확인됨에 따라 피해예방을 위한 퇴치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도시 비둘기 퇴치운명? 전국 첫 집비둘기 서식 조사
부산시는 2009년 6월 환경부에서 집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한 이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 9월부터 한 달 동안 일선 자치구·군과 함께 서식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12개 구·군의 30여 곳에서 2865마리의 집비둘기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번 조사에서 집비둘기는 공원이나 고가도로 교각 밑, 상가, 대형빌딩 등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으며 배설물로 건물 훼손, 환경 오염은 물론 전염병 유발 등 시민 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부산시는 비둘기로 인해 재산이나 생활피해가 많은 지역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인 공원 등 14개소를 중심으로 조류기피제를 살포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또 부산시내 17개소에 먹이주기 금지 현수막을 게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선 구·군에서도 홈페이지와 반상회 등을 통해 먹이주기 금지 캠페인을 벌여 집비둘기가 스스로 먹이를 찾는 야성을 길러 자연생태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집비둘기 개체 수 조절방안 등을 연구해 시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라고 합니다.

도시의 비둘기 애물단지? 도시 비둘기 평화의 상징? 애물단지?
한때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집비둘기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천덕꾸러기가 된 데에는 인간의 탐욕이 원인입니다. 평화스럽게 잘 살던 비둘기를 인간에게 맞겠끔 조련시키고 인간과 더불어 살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야성을 잃어버리고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채택한 것입니다. 이제 야성을 길러 자연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고 하니 지켜봐야겠습니다. 다만, 비둘기도 생명을 지닌 소중한 존재인 까닭으로 인위적으로 죽이거나 없애는 등의 방법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인간이 길러낸 닭둘기(?)인만큼 인간이 현명하게 자연으로 돌려줘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