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경제

마지막 남은 부모님의 깨알같은 글씨…아버님의 내리사랑이 뭐기에?

세미예 2010. 7. 20. 06:40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갑니다'라는 평범한 말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금요일밤 천청벽력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


天崩'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이세상을 떠나는 말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만큼 부모님의 소천이나 하직소식은 큰 슬픔이자 아픔입니다. 엄청난 충격속에서 주말과 주초에 걸쳐 아버님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아버님의 유품을 살펴보니 가슴이 무너집니다. 그 중에서도 한 장의 깨알같은 글씨가 적힌 종이 한장이 가슴을 짓누릅니다.


아버님 깨알같은 글씨는 왜?
아버님의 유품이라고도 할 수 없는 종이 한장이 서랍 한켠에 잘 간직돼 있습니다. 그 종이를 펼쳐봅니다. 언제 작성했는 지 모르겠지만 깨알같은 글씨가 알알이 박혀 있습니다.

글씨쓰기가 힘이 드셨는 지 꼬부랑 글씨입니다. 하지만, A4용지 한 가득 글씨가 채워져 있습니다.

어버이 내리사랑 한 가득한 메모지?
깨알같은 내용들을 하나하나 훑어봅니다. 하지만, 이내 눈물이 가슴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그 메모지속에는 손자들의 생일과 생일선물 목록, 손자들의 취향, 손자들 줄 용돈 목록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미 선물한 것에는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아버님 지병중에도 메모 체크를?
메모를 보니 최근에 생일을 맞은 손주들도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선물을 한 내용입니다. 병원에 계셨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해보니 집이 그립다 하셔서 하루는 병원에서 집으로 모신 적이 있습니다. 몸을 거의 움직이시지도 못하셨는데 그때도 아마 그 메모를 체크하셨나 봅니다.

잠시 집이 그리워 병원에서 잠시 가정으로 요양을 오셔서 요양을 하시기는커녕 정신력으로 손자들을 일일이 챙기시고 계셨습니다. 

아버님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필자의 아이들과 조카들에게 메모의 의미를 소개합니다. 장조카와 이미 성년이 된 조카들은 눈물바다가 됩니다. 하지만 어린 손주들은 그 의미를 잘 모릅니다. 글씨가 왜 삐투르냐고 그런 말들만 툭 던집니다.  그리고선 이내 관심이 없어집니다.

아버님이 그토록 귀여워했던 손자들은 그 사랑을 아는지 모르는지 참 답답해집니다.


아버님 깨알같은 메모는 사랑의 결정체?
아버님은 내일 이 세상을 떠나는 한이 있더라도 손자손녀들을 일일이 챙기시고 계셨습니다. 기억이 흐릿해질까봐 이를 체크하고 표시를 해뒀습니다.

당신의 지병관리만 하시기에도 벅차실텐데 손자손녀들을 끔직히 챙기셨습니다. 물론, 필자의 형제자매들 챙기는 것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아버님 편히 쉬세요
이제 아버님은 이 세상에 안계십니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부르실것같은 느낌이 옵니다. 고통중에서도 뚜렷하신 정신력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아버님, 이제는 천국에서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