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지방선거? 지역선거?…지방과 지역이 도대체 뭐기에?

세미예 2010. 3. 4. 09:32

오는 6월2일은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 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맞아 준비에 분주합니다. 흔히들 지방분권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적합한 말일까요. 지역분권이란 말은 없는 것일까요, 지방신문일까요 지역신문일까요. 관공서를 살펴보니 지방이란 표현이 많습니다. 





최근엔 언론조차도 한때 '지방'이란 말을 사용하다가 최근엔 '지역'을 많이 사용 합니다. 하지만 언론조차도 '지방'과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지방과 지역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지역과 지방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방과 지역은 사실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방은 뭐고 또 지역은 뭘까요. ‘지방’과 ‘지역’의 차이점에 관해 혹시 한번쯤 생각해 보셨나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6월 제5회 전국동시지방 선거일이란 말이 눈에 띈다.

'지방'과 '지역'의 의미 살펴봤더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6월2일은 제5회 전국동시지방 선거일입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방'이란 단어가 적합할까요. '지역'이란 말은 사용하면 안될까요.

그런 의미에서 사전을 뒤져봤습니다. ‘지방(地方)’이라는 말을 사전적 개념을 빌려서 말하면 '중앙의 지도를 받는 아래 단위의 기구나 조직, 중앙 이하 각급 행정구역의 통칭을 말한다'고 합니다.

지방을 역사적 개념으로 보면 동양사회의 통치방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역사학자들이 말합니다. 중국의 한나라가 전국을 지배하기 위한 방편으로 인구와 토지에 따라 군현(郡縣)으로 나누었습니다. 지방은 이러한 군현제에 근거하고 있다고 합니다. 


군현제(지금의 시군제)는 중앙에서 지방장관을 파견하여 지방을 통치·지배한다는 개념으로, 중앙에 대한 지방의 대칭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지방'이란 표현은 중앙에 대칭되는 표현입니다.

‘지역(地域)’이란 말은 ‘지방’과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이번엔 지역에 관해 사전을 뒤져 봤습니다. ‘지역(地域, region)’은 일정한 구획된 어느 범위의 토지나 전체 사회를 어떤 특징으로 나눈 일정한 공간 영역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떤 특정한 동질성, 특징을 가진 한 지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지역’이란 개념은 땅의 크기나 통치범위를 말하는 것이지 중앙에 대한 상대적 대칭 개념이 아닙니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우도 수도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수도권이라는 지역이 됩니다.


그렇다면 지역분권이 적당한 표현이고 지방분권은 바람직한 표현이 아닙니다. 따라서 지방선거도 지역선거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지방이 붙은 관공서 적절한 표현일까 

부산지역 관공서를 찾아봤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부산지방조달청, 부산지방국세청, 부산지방검찰청, 부산지방병무청, 부산지방노동청, 부산지방기상청,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관공서 명칭이 ‘○○지방’을 달고 있습니다. 지역분권시대에 어색한 표현은 아닐까요. 또 굳이 ‘○○지방’을 달아야 할까요. 

부산해양경찰서, 국가정보원부산지부,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부산체신청, 부산보훈청…. 앞과 달리 ‘○○지방’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부산지역에 있다는 것을 얼마든지 나타낼 수 있습니다.

중앙지와 지방신문은 어색한 표현?
한 언론에서 오늘자 신문의 톱기사를 소개하면서 '중앙지와 지방신문'으로 나눠 말합니다. 한 칼럼니스트는 자신의 이력을 내세우면서 '지방지에 근문하다 중앙지로 옮겼다'라고 표현합니다.


숱한 표현에서 '중앙지와 지방지'로 나눠 버립니다. 언론학자들의 논문조차도 '중앙지와 지방지'로 나눴습니다. 그런데, 중앙지는 뭐고 지방지는 뭡니까. 따지고 보면 모두 지역지일 뿐입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서울지역 일간지와 각 지역 일간지'라는 표현이 옳은 것은 아닐까요.


만약 '서울지방 일간지'라고 표현한다면 이게 적당한 표현아 아닐까요. '서울지역 일간지'라고 표현한다면 이는 적절한 표현이겠죠. 그러니 중앙지와 지방신문으로 나누는 표기는 지역을 생각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빨리 사라져야할 표현아 아닐까 생각합니다.


균형발전과 공존위해 용어부터 정리하면 어떨까
지금까지 중앙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존재했던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골고루 다 잘살아야 합니다. 지역이 잘 살아야 서울도 잘 살 수 있습니다. 서울만 잘 살겠다고 한다면 결국은 서울도 못살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역분권과 균형발전을 상생차원에서 적극 장려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가지 문제 중 행정관청 명칭부터 과감하게 바꾸면 어떨까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공공기관의 명칭을 지방이란 말을 얼마든지 없애거나 바꿀 수 있습니다. 부산지방○○청 대신에 부산○○청이라고 표현해도 얼마든지 통합니다. 실제로 위에서 살펴본 바와같이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제5회 선거는 '지방 선거'? '지역 선거' ?

'지방선거'라고 사용합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데 왜 '지방'이라고 해서 마치 중앙의 하부 기관같은 인상을 받게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엔 언론들조차도 지역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지역이란 말을 곧잘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오는 6월2일날 치러지는 선거도 엄연히 따지고보면 '지역 선거'가 더 맞지 않을까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실질적 정책 마련하라
앞선 정부의 최대의 치적은 뭐니뭐니해도 지역균형 발전에 노력했다는 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지역 혁신도시'를 통한 서울의  공공기관을 지역으로 옮기는 등의 작업에 적극 나선 것이죠.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현 정부는 입으로는 역시 지역균형발전을 외치면서 실질적 노력은 후퇴한 느낌입니다. 수도권 완화정책과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삭감 등이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한 기업들이 슬그머니 약속을 뒤집습니다.(이런 사례는 각 지역일간의 기사나 사설에서 이미 여러번 다뤘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략)


비근한 예로 금융권을 예를들어 보겠습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본사는 서울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역의 돈들이 서울로 올라갑니다. 부산에서 경제활동으로 이뤄진 돈들은 부산에서 돌아야 합니다. 그런데 부산에서 돈은 벌고 서울로 그 돈들이 올라갑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죠. 지역에서 돈을 벌고 그 돈은 역시 본사가 있는 서울로 올라갑니다. 돈이 없는 상태서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분권은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습니다.


필자는 논쟁을 떠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역분권을 위한 정책마련에 나서달라는 것입니다. 구호에 그쳐서는 절대 안됩니다. 특히,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슬그머니 지역분권 정책을 후퇴하거나 미루거나 외면한다면 우리나라의 발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