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벼락치기 들통, 동문서답…아찔한 독서토론모임 왜?

세미예 2009. 10. 12. 06:30

베이컨은 독서에 관한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은 기지 있는 사람을 만들고,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자세히 살펴보니 블로깅과 일종의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색의 계절, 가을을 맞아 무엇으로 추억을 쌓고 계신가요. 이 가을엔 익어가는 곡식과 함께 한 권의 양서로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주말 독서토론모임에 참가했습니다. 그런데 독서토론모임을 통해 참으로 많은 것들을 느끼게 했습니다. 무엇을 느꼈는 지 사색의 고향으로 떠나 보시죠.


독서토론모임 회원들이 여러가지 안건을 두고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평소 책도 안읽는 사람이 독서모임엔 웬일로?

평소에 책읽기 즐겨 하시나요. 이 질문을 받으면 솔직히 당황스럽니다. 독서모임에 참여했더니 첫 마디가 불쑥 이런 질문부터 던지더군요. 부끄러웠습니다.


필자는 솔직히 별로 안 읽습니다. 올해 읽은 책들이 10여권을 조금 넘습니다. 한달에 대략 채 두 권도 안되는 책을 읽은 셈입니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숫자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혹자는 정말 많이 읽었다는 생각도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절대로 많이 읽은 것이 아닙니다.


그냥 단순한 수치로 본다면 한달에 한 권 이상 읽은 셈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게 된 것이 지인들이 저서를 출간하고 책을 보내오거나 출판기념회에 참가해서 책을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출판기념회의 경우 책을 읽지 않고서는 저자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같아 책을 읽다보니 대충 10여권은 읽게 되었답니다.


딱부러지게 자발적으로 읽은 책들이 솔직히 전무합니다. 이러니 독파한 책들의 숫자가 거의 의미가 없는 셈입니다. 돌아보면 지인에 의해 독서를 한게 된 셈이니까요. 이러니 필자가 부끄러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지식을 재충전하는 계기로 책을 읽은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끄러움을 떨쳐버리고자 독서토론모임을 찾아갔습니다.





올해 몇 권 읽었냐는 질문에 그만?   

독서토론모임은 비교적 젊은 청년들이 이끌어 가고 있더군요.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온라인상으로 나눌 수 없는 책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참으로 바람직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서토론모임의 첫 만남에서 물어보는 첫 질문이 올해 몇권 읽었냐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찔립니다. 대충 대답합니다. 연이어 어떤 책을 읽었는 지 물어봅니다. 솔직히 이 점에서는 필자는 더욱 찔립니다. 


자신있게 내세우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차일피일 독서를 미루고 읽은 것들도 이것 저것 어쩌다 지인의 저술 때문에 의무감에서 읽은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벼락치기 독서만은 안돼

필자는 독서토론모임을 접하고 참가하기 위해 모임에서 지정한 책들 중 하나를 골라 조금씩 맛보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급하게 책을 읽는 바람에 내용이 엇갈리기 시작합니다. 독서토론 모임에서 회원들과 이야기를 해봤더니 엉뚱한 것들입니다. 이야기 소재도 금방 바닥이 납니다.


밑천이 바닥난 셈이지요. 벼락치기가 들통난 것이지요. 평소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가면서 읽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음이 금방 드러납니다. 부끄러운 시간이 되고 맙니다. 준비한 소재가 적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생활로 적당하게 토론을 이어갑니다. 이쿠, 이건 아닌데.


독서토론모임은 이런것!

책을 생각하고 즐겨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연스레 만든 것이 독서토론모임입니다. 온라인 모임이 결성되고 정모형식으로 오프라인 모임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책의 목록을 정하고 그 책의 목록을 돌아가면서 읽어나가는 것이지요, 온라인에선 다양한 리뷰가 올라옵니다. 서평이 올라옵니다. 이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다듬고 얼개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모임이다보니 여러 가지 생각들을 현장에서 더할 수 있고 생각을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다른 메리트는 정모후 다과시간이나 뒷풀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독서토론모임의 10월에 읽을 책 목록들.



이럴땐 나이들었다는 생각이!

독서토론 모임에 갔습니다. 연령대를 살펴봅니다. 독서토론 참여자의 나이를 둘러봅니다. 대개 나이가 젊습니다. 20대~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40대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벌써 40대로서 나이가 든 것이 느껴집니다.


왕성한 패기만을 안고 독서토론모임에 참석했다가 나이가 들었음을 오히려 느끼게 된 하루였습니다.





마음의 양서를 쌓아가는 독서모임에 갈채를

오프라인 독서모임은 여러 가지 장점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모임을 열기 위해 많은 수고와 헌신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장소 섭외와 모임의 성격과 모임을 이끌어가는 여러 가지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수고와 헌신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독서모임이 가동됩니다. 모여서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생각을 서로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평도 작성하는 등의 건전하고 의미있는 모임이 열리는 것이지요.


어떠세요. 독서토론모임 색다른 가을이 될 것 같지 않나요. 앞으로도 오프라인 독서토론모임은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