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후려칩니다. 사람들 가슴마다에도 후려칩니다. 장맛비에도 감정이 서려있습니다. 아무렇치 않은 사람과 장맛비 하나에도 슬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 사람들에겐 장맛비가 가슴을 후려칠 정도로 아프고 슬프게 느껴집니다.
한 비정규직 50대 가장이 있습니다. 그는 최근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가 흘린 눈물은 비가 되어 흘러 내립니다. 이땅에 대한, 이 나라에 대한 원망인지도 모릅니다. 그 눈물은 장맛비가 되어 흘러 내립니다. 오늘도 그 눈물은 사람들의 가슴속을 타고 흘러 내리건만 무딘 사람들과 감정이 메말라 버린 사람들에겐 하나의 자연현상의 일부일 뿐입니다.
1. 한 비정규직 50대 가장의 눈물
필자의 친구가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오랜만에 전화를 한 친구의 첫 마디가 취직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친구의 이야기인줄 알고 화들짝 놀랍니다. 하지만, 친구회사의 선배이야기랍니다.
50대 가장이 너무 측은해 취직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요즘같은 불경기에 취직자리는 쉽지 않습니다.
친구에게 ‘알았어, 혹시 비슷한 자리 있으면 연락줄께’라고 말은 하지만 솔직히 진정성은 없습니다. 그만큼 최근 일자리 구하기는 참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청년층의 일자리도 부족한 현실에서 50대가 일자리를 찾기란 정말 힘들기 때문입니다.
2.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이 50대 가장은 정규직이었다고 합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50대가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먼저 받은 것이지요. 희망퇴직 회람이 나돌 무렵 이 50대 가장은 그래도 회사에 붙어 있으려고 비정규직으로 신분을 낮춰 퇴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퇴사보다는 비정규직이 낫겠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아직 자제분이 뒷바라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세월은 유유히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비정규직 관련법(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 발효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지요. 회사에서는 더 이상 그를 고용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합니다.
3. 하소연할 곳 없는 비정규직의 슬픔
이 분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될 당시엔 노동조합이란 울타리가 있어 힘이 되어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동시에 노조원의 자격도 상실해 울타리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계약만료 통보를 해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고 합니다. 이땅의 비정규직이 겪는 아픔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지요.
4. 비정규직이 떠난 자리엔 또다른 비정규직이
이 분이 떠난 그 빈자리는 회사에서도 필요한 분야라 새로운 사원모집 광고가 나갔다고 합니다. 비정규직이 떠난 자리에 비정규직으로 새로 뽑는 것이지요.
일련의 과정을 겪은 친구와 그 50대 가장은 참 알 수 없는 그 기업의 행태에 관해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었지만 현실이자 이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흔한 일상이었습니다.
이땅에선 이런 일들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나야만 할까요.
5. 비정규직 관련법 언제까지 방치하려나
불합리한, 너무나 이상한 비정규직 관련법이 오늘도 이땅에 눈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눈물은 오늘도 장맛비가 되어 이땅에 흘러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오늘도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땅의 비정규직들은 하나 둘 희생양이 되어 갑니다. 그들에게 피눈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정쟁도 좋고 정략도 좋고 당리당략도 좋다손 치더라도 진정으로 민생이 뭔지, 이땅의 서민들이 뭘 원하는 지 파악하고 행동하는 그런 정치를 꿈꾼다면 지나친 것일까요.
오늘은 혹시나 싶어 그런 꿈을 기대해 볼까요. 혹시나 싶어 기대했다가 역시나 하고 실망만 하면 어떡하죠.
오늘도 이땅의 비정규직들의 한숨과 눈물은 흘러내립니다. 거대한 장맛비가 되어 흘러내립니다. 비정규직들의 아픔을 언제까지 외면하시렵니까. 비정규직들이 흘린 눈물을 언제까지 외면하시렵니까. 우산으로 가린다고 그들의 아픔이 외면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장맛비는 가린 우산을 뚫고 파고 듭니다.
관련 포스팅 : 울음 터트린 비정규직 직원의 마지막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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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꼴찌 2009/07/15 07:38
얼마전 모교 고등학교를 찾아간적이 있는데,
선생님 절반이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구요...
당연히 모두 정규직이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하물며 다른 직종에선 어떨까 생각하니...마음이 씁쓸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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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시민 2009/07/15 08:56
세미예님 덕분에 쉽게 지나칠 뻔한 일들을 계속 생각해볼 수 있게 되어 감사드려요..
비정규직을 안타깝게 여기면서도, 정작 그것이 자신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또 나선다면 자신의 일이 될수도 있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 안타까운 저의 이기심을 바라봅니다 ㅜ -
무릉도원 2009/07/15 09:03
그저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해결방안을 제시해주었으면 이런 혼란이 조금은 덜할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세미예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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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예 2009/07/15 15:53
그러게 말입니다. 가장이 직장을 잃으면 그 가정은 경제적 한파가 몰아칩니다. 가장이 웃을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대승적인 노력이 정말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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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 2009/07/15 11:08
장맛비가 후려친다는 말씀처럼. 바람이 예사롭잖게 부네요.
일하고 싶은 사람, 일도 못하게 하는 세상은 사람사는 세상 아닙니다.
오늘은 아버지 눈에 눈물 흐르겠지만, 내일은 아들 눈에도 눈물 흐르겠지요. 정말 무슨 수를 내던지 해야지... -
웃기네요,,, 2009/07/15 12:20
그래도 그분은 정규직 이었던 시절이 더 많았을 겁니다... 그리고 그분이 정규직일때 다른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았을까요,,, 그냥, 마냥 정규직이라 좋아 하다가 비정규직 생활 하다 회사에서 쫒겨날 상황이 되니 친구에게 일자리 부탁 한것이겠지요,,, 비정규직의 생활을 하소연 하면서 말이죠,,, 처음부터 비 정규직으로 생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4년 대학 나와서 비정규직으로 입사하여 정규직과 차별대우 받으며 임금도 턱없이 정규직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말입니다... 상황이 자녀가 아직 어려서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렇게 이분에게 동정이 가지 않네요,,, 정규직 생활도 누릴만큼 누렸으니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어느정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 되네요,,, 아직 남은 세월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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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fql 2009/07/15 12:46
정규직이든 비정규든.. 일만 할 수 있음 상관없다. 그래도 저 분은 50대까지 일하니 많이 다행이었네.. 평균 일하는 나이가 40대 초반으로 기사났었는데..
미국은 계약직. 영구직으로 나뉘는데 별로 차이가 없단다. 대부분 재계약..1년 지나면.. 유럽에서도 거의 제약이 없도록 되었다고 한다. 다는 아니겠지만.
그 나이되면 한국에선 일자리 잃는 건 다반산데..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었다면 그게 더 문제일 듯..다른 가족이 일을 하던가.. 있던 돈으로 줄여서 살던가.. 수준을 확 낮춰 살던가..
보니까 꽤 좋은 직장에서 일했던 것 같네요.. 요즘 실정에 비해서..
정규직만 있는 회사의 오너는 사실 경영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월급 못지 않게 복지비가 많이 나간다고 하는데..임금 받는 사람은 자기 월급만 생각하기 쉬운데 보험료 회사에서 반 내잖아요.. 거기다 각종 수당에 회사에서 부담해야 하는 회사 유지비 등.. 정규직만 많은 사회.. 취직하기도 어렵고 경기를 잘 헤쳐 나가기도 어려울 듯.. -
유부빌더 2009/07/15 14:20
비정규직법안 때문에 요즘 참 말이 많은거 같더군요....
저야 이런부분 잘 모르지만...그저 모두들 잘살기를 바래봅니다. 비가많이 오니 이런 얘기가 더 쓸쓸하게 들리네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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