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환경

어, 부산 온천천 오리 어디갔니…조류 인플루엔자야, 빨리 물러가라!

세미예 2008. 5. 16. 23:59

“온천천 오리야, 조류 인플루엔자(AI) 없는 세상에서 즐겁게 뛰어놀려무나.” 


부산 온천천의 볼거리를 제공해주던 오리들이 사라졌습니다. 16일 온천천을 산책하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오리가 하룻새 사라진 것을 보고 모두들 의아해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어제까지 온천천을 자유롭게 활보하며 놀았는데 오늘은 물에도 오리막사 안에도 전혀 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16일 오전부터 사람들은 오리 막사 주변에 모여 오리의 행방에 관해 궁금해했고 부모와 함께 나온 아이들은 오리를 찾아 이곳 저곳 돌아다녔습니다. 산책을 다녀온 사람들마다 오리의 행방에 관해 궁금해 했습니다. 왜일까요? 그만큼 산책객들한테 온천천 오리가 벌써 정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온천천을 관리하는 구청에 오리의 행방에 관해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구청에 확인해본 결과 AI 확산을 막기위해 15일 살처분했다고 합니다. 온천천이 AI 살처분 규정 거리(농촌 반경 3㎞, 도심 반경 500m 이내)에서 벗어나 있지만, 온천천 오리들은 시민들과의 접촉이 잦아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살처분했다고 합니다.

산책나온 사람들은 AI로 인한 사람의 감염피해를 줄이려 살처분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애꿎은 온천천 오리를 없앤 것에 대해선 못내 아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부산에서는 최근 AI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운대구와 강서구에 이어 금정구지역에서도 의심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AI확산 여파로 온천천을 관리하는 구청 홈페이지에는 온천천 오리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시민 건의문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온천천 오리는 AI의 애꿎은 희생양일까요. 온천천에서 다시 오리를 볼 수 있을까요. 온천천 오리는 3년전 첫선을 보이기 시작해 최근엔 23마리가 온천천을 터전삼아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이 온천천 오리의 시작은 볼거리를 만들고자 구청 직원이 사비를 털어 사 기르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대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온천천 관리사무소는 매일 오전 오리들을 방류했다가 오후 해질 무렵 막사로 돌아오면 먹이를 주는 등 가족처럼 정성껏 돌봐 왔습니다. 이 오리들은 그동안 산책을 나온 주민들과 아이들의 소중한 친구였었습니다.

이제 이 온천천 오리들을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요. “오리야, AI없는 저 세상에서 즐겁고 신나게 뛰어놀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