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얄밉다는 아내의 편지…두리하나데이에 왜 이런 말을?

세미예 2009. 5. 21. 07:44

혹시 최근에 연애편지 받아 보셨나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한테 받아보는 연애편지는 가슴이 콩닥거리고 흥분됩니다. 그런데 이 보다도 더 감동적인 사랑의 편지를 받아보셨다면 참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대체 무슨 편지이기에 그토록 감동적일까요. 솔직히 이 글을 쓰려는데 글을 쓰기도 전에 가슴이 울컥합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편지이기에 연애편지보다도 더 기분 좋고 그러면서도 코끝이 찡하게 저미어 오는 것일까요.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보니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그 감동 때문에 힘들고 지치는 세상살이를 헤쳐 나갈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부부의 날, 사랑의 편지, 연애편지아내가 남편에게 보낸 편지.


어느날 문득 편지를 받고 보니

추적추적 봄비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습니다. 하루의 눈창을 열고 일상사에 찌든 몸을 부시시 곧추세워봅니다. 집사람은 먼저 일을 나가고 없습니다. 그런데 머리맡에 영문모를 글이 있습니다. 광고전단지 같기도 하고 못보던 글이 있습니다. 


무시하려는 데 글의 첫 마디가 가슴을 탁 때립니다.‘참 얄미운 당신!’누가 쓴 글이기에 얄밉다는 것일까. 글을 보다가 그제야 광고전단지가 아니라 집사람이 정성들여 쓴 것임을 알았습니다. 필자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쓴 편지인 지도 몰랐으니 참 무심했습니다. 더군다나 편지를 언제 써본 기억도 없는데 집사람은 이렇게 그 마음을 전하는구나.


감동과 함께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일순간에 날아갑니다. 더불어 편지 내용 하나하나가 가슴속을 마구 찢어놓습니다.


편지 내용을 읽어보니 눈물이 와르르

정성이 묻어나는 편지를 받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일인데 편지 내용이 가슴을 옥죄어 옵니다. 편지내용을 훑어보니 시가 따로 없습니다. 인생의 행복을 노래한 이 보다도 아름다운 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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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얄미운 당신!

참 당신은 얄밉습니다.

언제나 당신보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참 얄밉습니다.


참 당신은 얄밉습니다.

언제나 당신보다 직장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참 얄밉습니다.


참 당신은 얄밉습니다.

언제나 당신보다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참 얄밉습니다.


참 당신은 얄밉습니다.

언제나 당신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참 얄밉습니다.


그러나, 그런 당신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그런 얄미운 당신이 얄밉지가 않습니다.

그런 당신을 얄밉도록 사랑합니다.


이제는, 누구보다 당신을 위해 사세요.

당신은 소중한 가장이자 기둥이니까요.

어깨위에 드리운 무거운 짐 함께 나눠요.

얄미운 당신,

이제는 예쁜 당신이 되세요.

사랑해요.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2009년 5월21일 아침에 참 얄미운 당신의 옆지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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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고나니 부끄럽고 집사람이 사랑스럽고 감동이 밀려옵니다.




뭐가 그리 얄미울까

집사람은 편지에서 필자를 '참 얄미운 당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글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말 얄미워서 얄미운 게 아니었습니다. 스스로를 이젠 챙기라는 그런 뜻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챙기지 않는 필자가 참 얄밉다고 했습니다.


진짜 얄미워서 얄미운 게 아니라 스스로를 챙기지 않아 얄밉다고 합니다. 이 엄청난 역설이 아닐 수 없군요. 집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얄밉다고 했습니다.


부부의 날에 받아든 당신의 편지가…

집사람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해마다 5월21일을 부부의 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부의 날에 ‘두리하나데이’로 지정하고 서로에게 감사의 편지쓰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집사람은 여기서 힌트를 얻어 며칠 동안 편지의 문구를 가다듬고 가다듬어 편지를 쓴 것입니다. 그리고 부부의 날에 자고 있는 남편의 머리맡에 편지를 놔둔 것입니다.


부부의 날, 연애편지, 사랑의 편지부부의 날을 알리는 주보.


부부의 날이 뭐기에

1995년 5월21일 세계 최초로 경남 창원의 한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종교계, 특히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운동이 전개되었다고 합니다. 


2003년 12월18일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가 제출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되면서 2007년에 법정 기념일로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부부사이의 편지, 가족간의 편지가 주는 엄청난 감동

편지를 종이에 써본 지도 편지를 받아본 지도 꽤나 오래되었습니다. 최근엔 전자메일로 주고받는 시대다보니 종이에 편지를 쓴다는 게 오히려 어색합니다. 그런데 가족에게서, 그것도 뜻밖의 편지를 받고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아지면서 부담이 됩니다.


어떠세요, 혹시 최근에 편지를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가족에게서 편지를 받아보신 적 있나요. 오늘 집사람이 쓴 이 편지는 이 땅의 모든 아버지, 모든 가장이 받아야할 편지 같았습니다. 어떠세요, 멋진 편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