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막히고 사고나고 지각하고…꼬이고 꼬인 '운수없는 날'

세미예 2008. 10. 6. 23:56

"일정이 참으로 사납네."

"어쩌다가 그런 일이 생겼어요."

"꼬이고 꼬여도 일정은 하루는 흘러가네요."

"삶을 살다보면 일정이 꼬이는 날이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그런 날이면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이 번갈아 들면 좋을텐데요."

"그러게요.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주말 연휴를 맞아 부산국제영화제 다녀왔습니다. 특히 ‘놈놈놈’이 오픈토크를 한다기에 달려갔습니다. 해운대까지 가는 길은 차들로 붐볐습니다.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인근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사리 힘들게 해운대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오가는 길이 정말 장난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무슨 일이 생겼기에 다시금 생각도 하기 싫은 그런 날일까요. 당시로 다시한번 더 돌아가 봅니다.



막히고 가벼운 차 접촉사고

가까스로 해수욕장 인근 주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차들로 초만원입니다. 그런데 주차관리원의 지시로 주차장내에서 후진을 하다가 커브길에서 주차장으로 들어오던 차량과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고 거의 느낌이 없을 정도의 접촉사고 였기에 사고가 난 줄도 몰랐습니다. 뒤의 차 주인이 차에서 내리더니 무턱대고 보험처리 하라고 합니다.


졸지에 보험처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색다른 추억을 안겨주려 데려갔다가 아이는 차안에서 지쳐 잠들었습니다. 보험처리 시간이 꽤나 소요되더군요. 이렇게 해서 가까스로 사고를 수습했습니다.





'놈놈놈 오픈토크' 진입 막는 행사 관계자

주차를 마치고 다시 해수욕장을 걸어갔습니다. 바다를 보니 조금전의 나쁜 기분이 다소 진정됩니다. ‘놈놈놈’ 오픈토크 시작 30분전 이었습니다. 프레스존에 들어가기 위해 협조를 구하고 들어가려 했습니다.


이번엔 현장 진행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이 가로막습니다. 이미 늦었다고 합니다. 30분 전인데도 현장 진입이 늦었다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다시한번 정중하게 취재협조를 구했습니다.


역시나 꿈쩍도 않습니다. 자초지종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말이 안통합니다. ‘세상에 취재를 막는 행사가 다 있다니’ 거듭된 요청에도 막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외곽에서 멀찌감치 바라만  봐야 했습니다.


임시로 쌓은 모래언덕 너머로 들려오는 관객들의 질문과 스타들의 대답을 그래도 일일이 메모합니다. 사진도 외곽사진만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찍었습니다.


할인점서 산 분유 1통은 어디로

오픈토크가 끝나고 아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길이 막히는 바람에 또 고생했습니다. 아이가 할인점에 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한 대형 할인점에 들어갔습니다.


몇가지 식음료품과 분유며 생필품을 샀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산 물건들을 박스에 담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분유가 5개짜리 행사용 상품을 낱개로 구입했는데 4개밖에 안됩니다. 다시 계산대로 달려갔습니다. 모른다고 합니다. 고객관리센터로 문의했습니다. CCTV 확인결과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도대체 알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깔아뭉개진 포도 

할인점측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무슨 다른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다시 박스포장한 물건들을 대충 차에 실으려고 살펴봤더니 이번엔 포도가 말썽입니다. 우리 아이가 아마도 포도위에 앉았던 모양입니다. 포도의 일부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기다리는 꾸중

이 모든 기분을 뒤로한 채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집으로 오자마자 집사람한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습니다. 역시 집사람도 기분이 상해 있었습니다. 모든 화살이 제게 다 돌아오더군요. 이날은 줄줄이 꼬이고 꼬인 날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안풀리는 날이 있을까요.


그날의 기분은 현재 다소 풀렸지만, 앞으로 보험료 할증이며 완전 사고처리까지 여러 가지 과정이 기다립니다. 이날 PIFF 취재갔다가 입은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만회하나 고심중입니다. 참으로 꼬인 날이지요. 그래도 우리 아이가 즐거웠다니 이를 위안 삼을까 합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다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