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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불법규정 앞서 국민정서 먼저 고려하셔야죠

국민의 성실한 봉사자인 대한민국 경찰이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촛불문화제를 사실상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신고없이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경우 관련자를 사법처리키로 해 앞으로 논란이 예상됩니다. 

경찰은 지난 2일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이 벌여온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사실상 불법집회라고 보고 지난 이틀간 시위는 물론 앞으로 예정된 촛불문화제를 주도한 사람들을 소환조사해 사법처리키로 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시위현장에서 참가자 가운데 일부가 연단 등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참가자들이 피켓과 플래카드 등을 들고 자신의 주장을 알리는 등 문화제가 아닌 집회의 성격이 강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법처리 규정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를 들고 있죠. 

이 법에는 '누구든지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된다. 다만 집회 성격상 부득이 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하는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장이 질서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판단은 이번 촛불문화제가 노래나 시낭송 등 문화제 성격의 행사는 문제없지만 내용상 집회 성격이 짙은데 집시법상 해가 진 뒤에는 어떤 집회도 금지돼 있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는 것이죠. 따라서 2일과 3일 열린 촛불문화제는 집시법상 불법집회의 요건을 구비했다고 판단한 것이죠. 

이에 따라 경찰은 청계광장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와 인터넷 카페 관계자 등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왜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대해 개최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고 사법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느냐는 것과 경찰이 이처럼 신속하게 강경한 태도를 취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촛불집회로 유명한 다른 사례를 두 가지만 들어보죠. 지난 2002년 말 열린 '효순이ㆍ미선이 촛불집회'의 경우 불법 집회로 규정하는데 3개월이 걸렸더군요. 

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집회'는 개최 일주일 이후에 단속에 들어갔더군요. 그렇다면 경찰이 이번 촛불문화제를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하겠다는 것은 제 개인적 생각으로 다소 이른 감이 듭니다. 

그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촛불집회 등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문화제이며 시민들이 자신의 먹거리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인 만큼 경찰도 이를 감안했으면 합니다. 국민들의 이런 정서를 감안치 않고 강제적으로 촛불문화제를 막으려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경찰관계자 여러분, 집시법대로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불법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촛불문화제를 법규 그대로 적용치 마시고 국민들의 정서를 감안하시여 제발 불법으로 몰아 국민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막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국민들도 오죽 불안했으면 촛불문화제까지 열었겠습니까.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은 풀어줘야 합니다. 이게 법보다 더 우선시 되는 인간세상의 정이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공권력과 치안은 유지돼야 합니다. 경찰관계자들께서 우리 국민들을 위해 애쓰시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법을 법대로 보지 마시고 그 법정신을 살피시어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을 범죄자로 몰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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