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뻥이요~" 도시의 아파트촌에 선 추억의 민속 5일장

세미예 2008. 9. 12. 22:41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3일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습니다. 추석이 얼마남지 않은 이맘 때 쯤이면 가난했던 어린시절의 5일장이 문득 생각납니다. 5일마다 열리는 시골의 장날이면 장을 보러가신 어머니를 기다리곤 했던 추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솟구치고 있습니다.




5일장에 가신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실 시간이 되면 하마 오실세라 목을 길게 빼고 동네 어귀를 살피곤 했던 아련한 추억이 시골에서 자란 도시의 중·장년층엔 어제의 일같이 새록새록 떠오를 것입니다.


이러한 '추억의 5일장'이 시골이 아닌 부산의 아파트촌에서도 열리고 있습니다. 부산 동래구 낙민동 민속 5일장이 그곳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길건너편이 낙민 민속5일장. 주변이 아파트촌으로 둘러쌓여 있다.


도심으로 파고든 5일장

최근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의 급성장속에서도 틈새시장으로서 약속된 날이면 어김없이 장이 섭니다. 5일, 10일, 15일 등 5일 단위로 서는 이 ‘낙민동 민속 5일장’은 어린시절 시골 장터의 장날만은 못하지만 장이 서는 날이면 지금도 시끌벅적하고 포근한 정이 넘쳐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또다른 각도서 잡아본 낙민 민속5일장 전경.


‘낙민동 민속 5일장’은 지난 2003년 10월에 첫 장을 열고 손님을 맞았으니 올해로 벌써 만5년째가 다 되어갑니다. 온천천 인근에 위치한 부산 동래구 낙민동 중앙하이츠 2차 아파트 옆 250여 평 빈공터에서 열리는 낙민동 민속 5일장은 상인들이 과일이며 옷종류는 물론이고 생선 채소류 곡류 잡화 등 온갖 것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나는 사람들도 구수한 냄새에 발길이 절로 멈춘다.


‘낙민동 5일장’은 주변을 에워싼 우성, 동원, 중앙하이츠 1차 2차, 벽산, 한신, 강변뜨란채, 한일 유엔아이, 석천아파트 등 그야말로 아파트 숲속의 인정을 길어올리는 우물 같은 존재입니다. 





주변은 아파트촌입니다. 아파트들이 줄줄이 에워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서 민속5일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물건을 좀 더 싸게 사려고 5일 단위로 열리는 이 장을 기다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물건을 사고파는사람들. 가운데 보이는 것이 솜사탕기계.


비록 어린시절 보아왔던 시골 냄새 물씬물씬 나는 '뻥튀기'는 없어도 현대화된 뻥튀기는 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도 있고, 국화빵이 구워지는 구수한 냄새와 즉석에서 홍두깨로 밀어서 만들어 주는 칼국수도 있습니다. 웬만한 미니 재래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생선, 도넛,과일, 의류, 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낙민동 민속 5일장’에서 판매하는 과일이나 채소 해산물 등은 상인들이 산지에서 직접 가져와 팔고 있습니다. 조개류와 우럭 등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경남 하동지역 남해바다에서 생산되는 조개를 아침 4시에 하동집에서 출발해 ‘낙민동 5일장’으로 가져와 팔고 있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순대, 땡초, 계란, 수산물 등 물품 종류도 다양하다.


이곳 5일장 상인들은 인심도 후해 말만 잘하면 덤은 물론이거니와 시식도 가능합니다. 과일이 좋아 보인다며 몇 개 더 달라고 하면 못이긴 척하고 하나 더 얹어 주기도 합니다. 낙민동 민속 5일장은 오전 8시께 문을 열고 오후 8시께 닫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장이 서는 날이면 인근에도 액세서리, 우산을 고치는 분 등의 다양한 업태가 등장한다.


민속 5일장은 상인연합회에서 김치냉장고나 선풍기 등을 내걸고 비정기적으로 이벤트도 실시하곤 합니다. 이벤트 기간에는 인근 아파트 주부들이 경품에 관심을 갖고 응모권을 확보하기 위해 발길이 더 잦아지곤 합니다. 경품 추첨 때는 주변의 아파트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곤 합니다.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 등이 새로운 유통업태로서 번창하고 있지만 사람 냄새는 아무래도 5일장이 더 나는 것 같습니다. 사람냄새 정냄새를 한 번 경험하면 또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을 지닌 것이 5일장입니다. 이번 추석 명절에는 5일장에서 장을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