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국산 소형차의 비애…이래서 외제차 찾는구나!

세미예 2008. 9. 6. 08:21

어떤 차를 타세요. 저는 10년 이상된 국산 소형차를 탑니다. 연식이 비록 오래된 자동차이지만 여러 형편상 중형차나 그밖의 차로 바꿔볼 생각을 아직 않고 있습니다. 새차를 자꾸만 바꾸는게 좋은 일일까요. 아니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타야만 하는 것일까요.




솔직히 그만한 여유와 형편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남들의 시선보다 실속과 형편을 먼저 고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번씩은 다른 차로 바꿔보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칩니다. 그건 국산 소형차 운전자로서 굴욕적 대접을 받았을때 입니다. 그럴때면 화가 머리까지 치밉니다. 당장 차를 바꿔보고 싶습니다.



주차공간서 우대받는 외제차 

최근 친척의 돌잔치를 다녀왔습니다. 유명 뷔페인지라 주차장은 꽉 차 있었습니다. 아이와 집사람까지 태우고 가려니 어쩔 수 없이 차를 몰고 갔습니다. 운좋게도 주차장엔 빈자리가 있더군요. 주차를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고, 아무런 안내글도 없기에 빈자리에 주차를 하고 뷔페에 올라갔습니다.


한참, 음식을 먹고 있는데 휴대전화가 울리더군요. 빨리 내려와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합니다. 다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빌딩 관리인 아저씨가 내가 주차한 곳은 아무나 주차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필자는 그곳이 긴급 차량이나 아니면 직원용 주차공간인 줄 알았습니다. 경비원은 긴급차량용도 직원전용도 아니라고 합니다.  


외제차 전용 주차공간 따로 있었다니

관리인은 저의 차는 기계식 주차기에 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관리인의 지시대로 기계식 주차기에 넣어려고 막 차를 빼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나와 크기가 비슷한 외제차가 내 자리에 주차하더군요.


관리인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곳은 외제차 전용 주차장이라고 합니다. 안내 푯말도 없었고 필자가 주차할때는 아무 말도 않다가 외제차가 들어오니까 필자더러 차를 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내가 차를 뺀 그 자리에 외제차를 주차시킨 것이죠. 그 관리인은 저를 빤히 쳐다보더군요. 표정이 마치 “국산 소형차를 타는 주제에…”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외제차에 주차공간까지 뺏기다니

한 술 더 뜨 외제차에서 내린 젊은 커플이 내 앞을 지나더니 휘파람을 불면서 올라가더군요. 너무나도 의기양양하게 말입니다. 그러면서 20대의 청년이 한마디 툭 던지더군요. “똥차가 물을 다 버리는구나”라고 말입니다.


화가나서 젊은 친구한테 막 달려가려는데 관리인이 차를 기계식 주차기에 빨리 안넣는다고 야단이더군요. 어쩔 수 없이 또 참아야만 했습니다. 관리인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따지기도 뭐 했습니다. 차 문제로 따진다는 게 모양새가 우스웠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외제차한테 주차자리를 빼앗긴 문제를 따져봤자 모욕감만 들것 같아 참았습니다. 


돌잔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데 아무속도 모르는 집사람이 아이들이 자라니까 큰차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한마디 던지더군요. 이날은 기분이 참으로 서글펐습니다.


공공기관 호텔까지 외제차 주차공간 우대

그러고보니 불현듯 한달전 공공기관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당시에도 똑같은 경우를 겪었습니다. 빈자리가 있기에 무턱대고 주차했다가 주차 관리인에게 혼쭐이 난 경험이 있습니다.  역시 그곳도 고급차와 외제차 전용 공간이었습니다. 


이렇듯 요즘 일반 건물이고 공공기관이건 간에 국산 소형차는 찬밥 대접입니다. 대신에 외제차와 고급차는 귀빈 대접을 받습니다. 좋은 자리에 주차공간을 배정받습니다. 기계식 주차기가 있는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외제차는 주차기에 주차하지 않습니다.

 

또 호텔은 더 심합니다. 외제차가 들어오면 호텔직원이 주차까지 해줍니다. 하지만 국산 소형차가 오면 구석진 곳으로 안내하곤 합니다. 


외제차 전용공간 표기않고 자체 운영…여론 의식용(?)

특이한 점은 고급차와 외제차 전용 공간으로 표기를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론과 남들 시선을 의식한 발상은 아닐까요.

 

특정 건물이나 호텔이 공공연히 고급차와 외제차를 위한 전용 공간을 설치해 운영한다면 여론의 질타를 받을까봐 그런 것은 아닐까요. 그래놓고 그 공간은 암암리에 고급차와 외제차만 주차해야 한다는 자신들만이  규칙(?)을 정해 자신들의 잣대로 적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거리 주행시 우대(?)받는 외제차

거리를 달려도 국산차 운전자들은 혹시나 외제차가 가까이 올까봐 피해갑니다. 혹시나 접촉사고라도 난다면 엄청난 수리비 때문에 국산차 운전자들은 아예 가까이 가기를 꺼려 합니다. 


이런 여파일까요. 올해들어 경차의 증가 못지않게 외제차도 많이 늘었습니다. 국토해양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수입차는 올 7월말까지 4만8715대가 새로 등록해 지난해 총 등록대수(6만4400여 대)의 75%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외제차 전성시대인가요. 특권 아닌 특권을 누리는 건 아닌지.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부유층에서는 외제차를 사는 건 아닐까요.





자동차는 편리함을 위한 문명 이기…외제차 우대 사회적 풍토 이젠 그만 

자동차는 편리함을 위해 존재합니다. 자동차가 부의 상징이 된다거나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고급차를 우대한다거나 외제차를 귀빈대접 한다면 이건 문제가 아닐까요. 그런데 현실은 고급차와 외제차가 우대받고 있습니다. 특히 주차의 경우 대접이 달라집니다. 이런 사회적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