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TV없앤지 9년간의 실험?…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세미예 2012. 10. 22. 10:40

"또봇 보고 싶어요. 착한 일 했으니 틀어 주세요."

"또봇 딱 하나만 봐야해."
"착한 일 또하면 타요도 틀어 주세요."
"또봇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좋은 일 하면 많이 보여 줄께요."
"엄마 아빠 어깨 주물러 주면 되나요."




세미예 가정엔 TV가 없습니다. 요즘 세상에 TV가 없다고 하면 참으로 이상하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TV를 없앤지 만 9년이 지났습니다. TV가 없다보니 아이들이 또봇을 보고싶을 때마다 컴퓨터로 포털의 동영상을 틀어줍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자꾸만 더 보고싶어합니다. 세미예 부부는 그만 틀어주려 하고 아이들은 더 보려고 하고 보이지않는 신경전이 대단합니다. 

현대인들에게  TV는 생활의 중요한 도구입니다. 각종 정보도 얻고 문화생활도 영위하게 합니다. 이런 TV가 집에 없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TV를 없앤지 9년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요.



아이들 마우스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사연

"밥 잘먹고 치카치카 잘 하면 타요 보자"

세미예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와 곧잘 실랑이를 벌입니다. 그건 바로 컴퓨터를 더 보려는 아이들과 적당한 선에서 그만 끄려는 부모의 마음의 충돌입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서로가 타협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된 데는 텔레비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TV가 없다보니 컴퓨터를 두고 아이들과 부모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현대인의 필수품 TV가 집에 없다? 무슨 집이 그래?
세미예 가정엔 TV가 없습니다. 한 두 해도 아니고 올해 벌써 만 9년동안 TV없이 살았습니다. 예전엔 TV가 있었지만 9년전 없앴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에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여러가지 연구결과를 접하고 과감하게 퇴출시켰습니다. 그 세월이 벌써 만 9년이 넘었습니다.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이고 꼭 필요한 문명의 이기(利器)이지만 아이들의 교육이 더 우선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없앴습니다.


스포츠 경기가 열릴때의 해프닝?
몇일전 프로야구 가을야구가 지상파에서 중계됐습니다.  롯데, 두산, SK의 경기 모습이 몹시도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TV가 없기 때문에 위성 생중계를 컴퓨터의 포털 생중계를 통해서 시청했습니니다. 그런데, 컴퓨터로 시청을 하다보니 재밌는 일이 있습니다.


컴퓨터는 한박자 늦다는 것입니다. 아파트의 다른 가정에서 '골홈런!'이란 소리가 들려오고 난 후 조금 있다가 우리 집에선 홈험런!'을 외치게 됩니다. 

우리집의 야구경기 중계는 언제나 한박자 늦습니다. 다른 가정에서 '에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할때도 우리는 한 박자 늦게 반응합니다. 




동화책을 가까이 하려는 아이들
TV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저절로 동화책을 가까이합니다. 큰애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오기까지 합니다. 그러다보니 공부를 잘합니다.

아이들은 책속 이야기샘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끌어올립니다. TV가 없기 때문에 세미예 가정의 아이들은 동화책을 곧잘 접합니다. 그러다보니 각종 동화책으로 집안이 넘쳐납니다. TV가 있던 자리는 동화책이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아이들이 많은 동화책을 읽다보니 상상의 날개도 쑥쑥 자라납니다. 재밌는 질문도 많이 하고 글자도 다른 집 아이들보다 먼저 깨우칩니다. 교육상 아이들에겐 TV가 없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목소리가 잠겼다?
"난, 사~자~야"

아이들이 책을 워낙 좋아해서 동화책을 읽어 줍니다. 동화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읽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는 동물과 동화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가급적 비슷하게 내줘야 합니다. 이러하보면 동화책 한 권 읽기가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그런데, TV가 없다보니 동화책을 잔뜩 들고 옵니다. 부모들은 동화책에 금방 지쳐버립니다. 그래도 내색은 않고 읽어줍니다.

 할머니집에서 안돌아 오려는 아이들?
"조금만 더 보고 갈께요"
"안돼, 이젠 그만 보고 집에 가야지"

피치못할 사정으로 아이들을 본가와 외가에 잠시 맡겨둡니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는 이때 아이들에게 텔레비전을 켜줍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아이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한참입니다.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할머니 집에만 가면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에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 할때는 생떼를 쓰게됩니다. 

조금만 더 보고 간다는 게 자꾸만 시간이 길어집니다. TV는 중독성이 강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한번 보기 시작하니 끝이 없이 보려고 합니다. 


TV없는데도 시청료는 꼬박꼬박 납부?
세미예 가정은 오래전부터 텔레비전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미예 가정엔 시청료가 매달 꼬박꼬박 영수증과 함께 집안으로 날아듭니다. 전기사용료와 함께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돼 나오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없이 매달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아파트 전체에 내는 것이라 시청료를 안내려도 이래저래 복잡해서 그냥 뒀더니 만8년동안 TV없이도 시청료를 꼬박꼬박 냈습니다. KBS에서 이런 사실을 알면은 감사패라도 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이들은 집에 들어오면 책을 곧잘 잡습니다. 책을 펼치고 이내 읽기 시작합니다. 책을 많이 읽다보니 여러가지 생활의 규범도 그만큼 빠릅니다. 

TV를 안보는 대신에 아이들의 활동시간이 그만큼 많아졌습니다. 놀이터에서 많이 뛰어놀고 스케치북으로 그림 많이 그리고 블록놀이를 양껏 하는 등 TV대신에 다양한 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이 TV없이 자신들만의 다양한 생각으로 이런 저런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TV를 없애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떠세요. TV없앤 다른 가정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