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꼬깃꼬깃한 1만원 어버이날마다 눈물의 쓰나미가?

세미예 2012. 5. 8. 09:03

"야야, 꼭 니한테 줄것이 있다. 병원으로 와라. 늦어도 좋으니 꼭 오거라."

"무슨 일이세요."
"병원으로 와보면 안다."
"꼭 가볼께요."
"무슨일일까? 왜 부르실까?"




'어버이 살아실제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라는 송강선생의 시조가 가슴한켠에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세미예 부부를 찾는 아버님의 전화가 울려댑니다. 무슨 영문인지 몹시 궁금해집니다. 갑자기 내용도 말해주지 않고 입원실로 꼭 들러라고 합니다. 병마에 시달리신 아버님이 급하게 찾는 전화를 받고나니 참으로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세미예 부부는 퇴근후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그곳엔 말할 수 없는 눈물의 쓰나미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father-어버이날-카네이션-용돈-어린이날-효도-불효-불효자-부모님-카네이션 선물-어버이날 선물-어머님-부모님전상서아버님의 살아생전 유품이었던 꼬깃꼬깃한 1만원.

 


☞ 병상의 아버님이 감동의 쓰나미를?
아버님이 세미예부부를 급하게 찾은 이유가 몹시 궁금했습니다. 세미예 부부는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빨리 오라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병상에 계시는 아버님이 갑자기 받으라면서 손에서 만원짜리를 건네주십니다. 만원짜리를 건네주시려 그토록 오랫동안 세미예 부부를 찾으신 것입니다.


father-어버이날-카네이션-용돈-어린이날-효도-불효-불효자-부모님-카네이션 선물-어버이날 선물-어머님-부모님전상서꼬깃꼬깃한 1만원. 아버님이 손주를 위해 꼭 쥐셨던 그 1만원입니다.

 


꼬깃꼬깃한 만원을 건넨 부친
왜 갑자기 만원짜리를 건네주려는 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겨우 만원짜리를 건네주려고 그토록 급하게 전화를 걸었는던 것같습니다.


"이게 무슨 돈이죠?"
"엊그제가 어린이날이었제. 병원에 있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깜빡했다. 이것 가지고 애들 과자나 사주라. 그리고 할아버지가 사랑한다고 꼭 전해주거라"


병마를 못이기고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님
손주를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고, 사랑했던 그 아버님은 벌써 2년여 전에 하늘나라고 가셨습니다. 하늘나라고 가시기 전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기를 반복하셨습니다. 병원을 자주 들락거리다 보니 항상 머릿속엔 병원가는 날만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병마와 씨름하느라 야위셨고 몸무게도 너무나도 많이 줄었습니다. 마치 마른 장작같았습니다. 기운도 없으시고 말소리도 잘듣지를 못하셨습니다. 세상 흐름도 둔해지셨습니다. 하지만, 손자와 손녀의 이름만은 뚜렷하게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특히, 어린이날만큼은 꼭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어린이날이, 손주가 뭐기에?
그토록 손주들을 사랑하고 어린이날만큼은 꼭 챙겨주시겠다는 당신이 병원 입원중이라 어린이날을 깜빡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과자를 사주라고 하십니다. 만원은 어디서 생겼는 지 모릅니다. 그런데 얼마나 꽉 쥐고 계셨는지 1만원이 꾸깃꾸깃했습니다. 손주의 선물만은 꼭 당신손으로 사주겠다고 다짐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입원한 몸이라 제때 전달하지 못해서 뒤늦게 만원짜리를 건네주십니다.  손주가 무엇인지, 혈연이 뭔지,  당신의 지병 걱정은 안하셨고 손주가 먼저 생각이 났던 것 같습니다.


지병치료보다 손주 선물이 우선?
당시 1만원을 차마 받을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눈물이 복받쳐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 세미예와 아빠 세미예는 그만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이 선물이 결코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기도를 했습니다. 끝내 1만원을 받아들었습니다. 눈물이 북받쳐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을 병원휴게실에서 울다가 다시 병실로 돌아왔더니 어느새 편안한 표정으로 주무시는 것 같았습니다. 손주에게 뭔가를 전해줘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에서 이제는 편안해지신 것 같았습니다.


당신의 지병 치료보다는 손주들의 선물이 중요했던 것일까요. 어린이날 선물을 못해주면 또 어땠을까요. 그깐 손주들 선물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일까요. 그런데도 당신은 꼭 쥔 1만원을 펼쳐보이며 손주들을 떠올린 것이었습니다.




하늘나라로 보내는 카네이션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을 4개 구입했습니다. 3개만 있으면 양가 어르신께 모두 돌아가지만 2년 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하늘나라에 계신 어버이를 생각했습니다.

카네이션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싶었습니다.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싶어도 달아 드릴 수 없는 그런 한계와 절망속에 어버이날을 또 맞이합니다.

어버이는 자신은 무서운 병마와 씨름하시면서도 손주들 어린이날 선물은 기억이 나신듯 합니다. 어버이는, 이땅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모두가 이런 분들이십니다.


앙상하게 변해버린 손을 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한참동안 진정을 못했습니다. 겨우 진정을 해서 다시 입원실로 가보았습니다. 피곤하셨는지 잠이 드셨습니다. 손을 살펴봤습니다. 만원을 꼭 쥐고 계셨던 그 손은 홀가분한 상태가 되셨는지 활짝펴고 편안하게 주무셨습니다.


아버님의 손을 살펴봤습니다. 앙상합니다. 마치 마른 장작같았습니다. 젊은 시절 우리들을 뒷바라지 하신다고 수고하신 그 튼실한 손은 이제 다시는 볼수가 없었습니다. 어린아이가 살짝 밀기만 해도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눈물이 절로 솟구칩니다. 눈에서 쏟아져 나온 눈물은 가슴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평생 아버지는 힘이 셀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힘이 없습니다.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하늘나라로 보내는 사부곡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싶어도 달아줄 수 없는 시린 마음으로 어버이날을 맞습니다. 그 꼬장꼬장한 '만원의 추억'만 잔뜩 안겨 주시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그곳에서 오늘도 내려다 보고 계실 것입니다. 어버이날 꼬깃꼬깃한 1만원이 유독 가슴을 때립니다.





이땅의 어버이 모두를 사랑합니다!
이땅의 어버이들은 모두 그런 분들입니다. 자신보다도 가족을 먼저 챙기고 아이들을 먼저 챙기는 분들입니다. 가족을 챙기고 뒷바라지 하다가 변변한 여행한번 못해보고 그 아름다운 청춘을, 젊음을 흘려보내신 분들입니다.


겨우 한 숨을 돌려 여유를 찾으려 돌아보니 쭈글쭈글한 노구가 되셨습니다. 젊은 시절 그 왕성했던 기운은 세월의 무게앞에 어느듯 스러지셨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오늘의 이땅을 일구어내신 이땅의 어버이들이십니다.


그래서 이땅의 어버이들은 모두가 박수를 받아야 합니다. 이땅을 만들고,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내신 이땅의 모든 어버이들 당신들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