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눈깜빡할 사이 사라진 아이?…아찔했던 2시간 무슨 일이?

세미예 2012. 4. 9. 08:17

"다시는 혼자 먼저 뛰어가지마."

"엉엉, 훌쩍훌쩍."
"괜찮아,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은 없을 꺼야."
"무서웠어…"

"그러니까 엄마아빠 떨어지지 말아야 해요."

"엉엉, 훌쩍훌쩍."




자신의 물건을 잃어버리면 속상해집니다. 지갑속의 1천원을 어느날 잊어버리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집안의 더 큰 물건을 잃어버리면 경찰에 신고까지 하게 됩니다.

하물며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다면 오죽하겠어요. 그것도 금지옥엽과도 같은 아이가 사라졌다면 화들짝 놀라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세미예 가정에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2시간여후에 찾긴 찾았지만 2시간이 너무나도 길고 참 안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찔하고 참으로 난처했던 2시간여의 악몽같은 사연을 소개하려 합니다.

 


아이와 즐거운 기분으로 나섰다가?

"와, 기분좋아."
주말 날씨는 참으로 화창했습니다. 연신 팝콘처럼 터지는 꽃망울을 그냥 집안에서 볼 수만 없어서 무작정 스포츠파크로 길을 잡았습니다.

주말을 맞아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렇게 넓은 스포츠파크가 좁아보일 지경이었습니다. 아이둘을 데리고 길을 나서려니 여간 고역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려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금방 앞서서 갔던 아이가 안보여?
"내가 먼저 갈께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애가 스포츠파크 입구에 내리자마자 곧장 어딘가로 뛰어갑니다. 한 두 번 왔던 길이라 익숙했던 모양입니다. 둘째와 조금 뒤에서 걸어갑니다. 둘째가 바로옆의 놀이터에 잠시 올라갑니다. 둘째를 놀이터에 올려다주고 큰애를 찾아봅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습니다.

큰애 찾아 삼만리, 아이는 어디에?
"아이가 어디있지?"


이곳 저곳 큰애를 찾아봅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1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큰 소리로 아이 이름을 불러봅니다. 그래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갑자기 머리끝까지 놀래집니다. 마음이 급해집니다. 이곳 저곳을 찾아서 뛰어다녀봅니다. 그래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마음이 불안해지고 가슴이 마구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아이?
"잠시 어디에 갔겠지. 금방 나타나겠지"


아무리 찾아도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30분 동안 이곳 저곳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차근 차근 주변을 찾아봅니다. 눈알을 이리저리 부라리며 찾아봅니다. 역시 보이지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수소문해봐도 모두다 모른다고 합니다.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이젠 큰일이다 싶어 힘이 짝 빠집니다. 그래도 다시한번 더 이곳 저곳을 찾아서 훑기 시작합니다.

'나타나기만 해봐' 그냥 안둘테다?
"정말 부모의 손을 놓고 달려간 녀석을 그냥 안둘꺼야."


화도 나고 눈앞이 캄캄해져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나타나기만 하면 그냥 안두리라 다집해 봅니다.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아이의 잘못에 대해 따끔하게 야단치리라 다짐해봅니다.

마음속에선 몇번이고 그냥 안두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이런 다짐을 해가면서 다시금 찾아봅니다. 그래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관리사무실에 방송하러 갔지만?
"뭐야, 토요일 오후라 사람이 없어?"
시계를 보니 이미 아이가 사라진 지 1시간이 넘었습니다. 결국 방송의 힘을 빌리리라 다짐하고 관리사무실로 찾아가봅니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라 근무를 하지 않습니다. 공영시설이라 주말엔 근무자가 없었습니다. 하필이면 가는날이 장날입니다. 

눈앞에 나타나다오!
"다시 눈앞에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눈앞에 다시 나타나면 '그냥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생각은 1시간30분이 지나면서 '나타나기만 한다면 정말 예뻐해 줄께'로 어느새 마음이 변합니다. 더불어 아이가 사라진 지 1시간30분을 지나면서 자연스레 기도를 하게됩니다. 아이를 찾게해달라고 간절한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아이도 울고 부모도 울고?
아이가 사라진 지 2시간을 넘기자 거의 사색이 되어 찾게 됩니다. 그토록 넓은 스포츠파크를 뛰어서 얼마나 돌았는 지 모릅니다. 한참을 뛰다보니 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하염없이 우는 소리가 귀에 익습니다.

울음소리로 뛰어가보니 큰애가 울고 있습니다. 어찌나 고맙던지 아이를 잡고 그만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너무나도 고마워서 아이를 잡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이도 울고 부모도 울고 서로 안고 울었습니다.

울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기웃기웃 살펴봅니다. 부끄러움도 없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찾게해주신 기도의 응답에 감사드렸습니다.

부모의 전화번호를 외우게 된 큰애
아이와 다시 만난후 너무나도 고마워서 아이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큰애는 부모의 손을 꼭 잡습니다. 잠시 다시 여유를 찾게되자 또다시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길을 잃어버리면 엄마와 아빠의 전화번호를 외워 주변의 어른들한테 꼭 도움을 요청해"
그래서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큰애는 금방 외워버립니다. 큰애는 필사적으로 엄마와 아빠의 휴대전화번호를 외웁니다. 




다시금 확인한 아이의 소중함
아이를 다시금 찾게되자 아이의 소중함에 대해서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정말 아이가 가정의 보물이란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아이는 애대로 힘들었는지, 아니면 피곤했었는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잠들어 버립니다. 아이의 잠자는 모습을 가만히 봅니다.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역시 자녀는 부모에게 천사와도 같은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