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산타할아버지 못오신다?…유치원생의 산타가 못오는 빵터지는 이유?

세미예 2011. 12. 25. 10:00

"메리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자."

"아닌데. 그게 아닌데."
"무슨 말이야.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해?"
"미리 크리스마스."

"그게 뭐예요?"

"메리 크리스마스를 미리 한다는 뜻이야."





세미예 가정의 막내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언어실력이 부쩍 늘었습니다. 요즘엔 오히려 대꾸하고 받아넘기기까지 합니다. 이런 말들 하나하나에 엄마아빠는 멋쩍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우리집 막내가 어느새 이만큼 자랐구나'라는 생각까지도 하게됩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서 세미예 가정에서도 열심히 아기예수를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 다니는 막내와 유치원에 다니는 큰애의 빵터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그만 포복절도 하고 맙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크리스마스-예수 탄생-산타클로스-루돌프사슴코-산타할아버지-크리스마스 선물딸애가 유치원에서 만든 크리스마스 축하트리입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선물을 안주신대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선물을 못주신데요"
"무슨 소리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없어요"
"아냐, 선물을 주러 오실껄. 누나는 선물 받을텐데"

엄마 세미예가 양말을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있던 어린이집 다니는 막내가 갑자기 나섭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선물을 안주신다고 합니다. 못주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엄마아빠는 양말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못오신다?
"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못오신다고 생각하지? 네 생각을 듣고 싶구나"

막내가 엄마아빠가 따지는 듯한 분위기였던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달아납니다. 이윽고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와 유치원 다니는 아이의 남매가 빵터지는 이야기를 해댑니다.

딸애와 막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못오시는 근거를 하나씩 둘씩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끼리 농담삼아 했던 말들을 꺼냅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정말 못오실만합니다. 왜 그럴까요.

눈이 녹아 썰매를 끌 수가 없다?
"엄마아빠는 참, 썰매가 못움직이는데 어떻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주러 오실수가 있어요"
"왜 산타할아버지의 썰매가 못움직일까?"
"지구온난화도 몰라? 지구온난화로 눈이 없대"
"뭐라고??"

딸애와 막내는 루돌프사슴이 끄는 썰매가 지구온난화로 눈이 녹아서 결코 운행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썰매를 탈 수가 없어서 선물을 주러 오고싶어도 오실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북반구의 눈이 녹아버리고 우리나라마저도 온도가 올라가 눈이 잘 내리지 않아 썰매를 끌 수가 없다고 합니다. 눈이 있어야 하는데 눈이 없다고 합니다.

굴뚝이 사라져서 올 수가 없다?
딸애와 막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못오는 이유를 또 말합니다. 그 중의 하나는 최근의 건물들이 굴뚝이 없거나 너무 작아서 산타할아버지가 들어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굴뚝이 아예 없어서 들어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굴뚝이 없어서 굴뚝을 찾다보니 보일러의 조그만 굴뚝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굴뚝으로는 사람이 도저히 들어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예수 탄생-산타클로스-루돌프사슴코-산타할아버지-크리스마스 선물딸애가 만든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아파트 문패가 없어서 찾아올 수가 없다?
딸애와 막내는 산타가 못오는 이유를 줄줄이 이야기합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들고 방문하려고 했었는데 문패가 없어서 찾아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특히, 아파트엔 집집마다 문패를 붙이지 않고 비슷한 구조 때문에 산타할아버지도 헷갈린다고 합니다.

CCTV 부담되네?
"산타할아버지가 또 못오시는 이유가 있어요"
"그게 뭔데?"
"아파트 엘리베이터엔 CCTV가 있잖아요. 그 CCTV 산타할아버지도 부담된다고 해요"

딸애는 산타할아버지가 못오시는 이유를 말합니다. 굴뚝이 작아서 기름보일러 굴뚝으로는 선물을 들고 오실수가 없다고 합니다. 아파트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어서 산타할아버지가 방문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실 CCTV 살펴봐도 산타할어버지었다고 아저씨들이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자연산이 아니라서?
'자연산이 아니라서 못오신대요?"
"무슨 소리야? 누가 그런 말을 했지?"
"유치원 아이들이 말하던데요. 친구들도 다 아는데요"

딸애는 산타할어버지가 못오시는 또 이유를 말합니다. 선물을 들고 가려고 산타할어버지가 살펴봤더니 자연산이 아니라서 산타할아버지는 못오신다고 합니다. 산타할아버니가 선물을 점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연산이 아니라서 선물로 사용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집들도 자연산이 아니고 공기도 자연산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산타할아버지는 자연산이 아니라서 못오신다고 합니다. 산타할아버지는 자연산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아이들 세계에서 요즘 주고받는 어른들 이야기마저도 회자되는 것 같아 황당하면서도 부끄러웠습니다.


동심의 세계도 오염이?
최근 언론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되어 자연산을 말하다보니 아이들 세계도 금방 오염이 되어 버린듯 합니다. 아이들이 그런 말을 사용하니 한편으로 놀랍고 또다른 한편으론 부끄러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금방 배우는 관계로 아이들 앞에서는 여러가지 행동에 조심해야 합니다. 어떠세요? 산타할아버지가 과연 못오실 것같죠? 아이에게 뭐라고 해야할 지 막막해집니다. 




산타할어버지가 오실 수 있는 환경부터?
딸애는 환경오염이 없어야 산타할어버지가 오신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딸애의 상상을 자극한 것입니다. 또한 아파트의 삭막한 환경도 이야기합니다. 어른들의 나쁜 행태도 이야기합니다.

딸아이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갑자기 부끄러워집니다. 따지고 보면 일상화된 어른들의 잘못때문에 산타할아버지가 못오는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산타할어버지가 오실 수 있는 그런 환경은 요원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