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혹시나가 역시나로?…'반값 등록금' 빈수레는 역시 요란?

세미예 2011. 8. 26. 06:28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러다가 돈때문에 학업 중단할라?"
"역시 빈 수레는 요란하구먼."
"정책에 대해 신뢰성이 중요한데 큰일이군요."
"신뢰잃은 정책, 신뢰잃은 정부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데 말이죠."

"사람이나 세상 모든 게 신뢰가 최고 같아요."

최근 '반값 등록금' 문제를 지켜봤더니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자조섞인 소리와 탄식 일색입니다. 한때 온 나라가 이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정말 한때엿습니다. 한때 시끄러웠지만 시끄러웠던 후의 결과를 지켜보면서 답답하다 못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오히려 걱정만 끼쳐준 '반값 등록금' 문제. 차라리 이럴 바에야 왜 이 문제를 꺼냈는지 답답합니다. 지금은 이 문제를 제일 먼저 꺼낸 사람이 누구인지 오히려 원망스럽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과연, 한때만의 폭풍우처럼 잠시 왔다가 스쳐 지나가버려도 좋은 것인지, '반값 등록금' 문제에 관해 생각해 봤습니다.



'반값 등록금' 빈 수레는 역시 요란? 

우리 속담에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의 '반값 등록금' 문제를 지켜 보면서 이 말이 딱 생각납니다. 지난 몇달 동안 우리 사회에는 '반값 등록금'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지만 2학기 등록금은 결국 한푼도 깎이지 않았습니다.

반값 등록금 약속을 꺼냈던 여당도,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던 정부도 지금와서는 약속이나 한듯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 같습니다. 혹시나 했던 대학들 역시 성의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니 학부모와 학생들은 바뀐 것 없는 고지서를 들여다 보고 탄식만 할 뿐입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우리 사회에 '반값 등록금' 문제에 불을 지핀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입니다. 올해 5월이었습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학부모와 학생들은 여당의 대표가 추진하겠다니 "설마 이번엔…"하고 은근히 기대를 했던 게 엄연한 사실입니다.

촛불집회에 대책마련 부산 떨었지만?
이후 6월엔 '반값 등록금' 문제로 대학생들이 촛불집회까지 열었습니다. 연일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이땅엔 '반값 등록금' 문제가 날씨만큼 뜨거운 화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뜨겁게 전국과 정국을 달구게 되자 정부 여당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부산을 떨었습니다. 

큰소리만 치고 대안은 못내놓고?
한술 더 떠 당시 감사원은 대학 200여 곳의 등록금 산정 기준과 재정 운용을 감사한다고 큰소리까지 쳤습니다. 그런데 부산을 떨던 여당도 감사를 하겠다던 감사원도 지금은 아무도 말이 없습니다. 정치적 과실을 다 따먹었다는 듯 여당은 딴전만 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과부도 애써 외면하고 예비감사에 들어갔다던 감사원도 이후 아직까지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움츠렸던 대학들 결국엔? 
최근의 이런 기류를 반영이라도 한 것일까요. '반값 등록금' 논쟁이 한창 달아오르자 목을 움츠렸던 대학들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연초 산정액대로 등록금을 받고 있습니다. 하다 못해 장학금 규모라도 늘린 대학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땅의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한참 공부를 할 시기에 일터로 내몰렸습니다. 하지만, 여름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나 공장노동에 내몰렸던 대학생들은 번 돈이 등록금을 메꾸기엔 턱없이 모자라 절망에 빠졌다고 합니다. 휴학계를 내는 학생도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분노한 그들은 다시 투쟁에 나설 채비를 차리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부산경남지역 대학생들이 현수막 퍼레이드와 '거리수업'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학부모단체도 등록금 납부 연기운동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여당도 야당도 어떻게 믿으라고?
정부 여당은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반값 등록금'이란 말을 애초에 꺼내지나 말든지 말을 꺼냈으면 약속을 지키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이래놓고 표 달라고 조를 참입니까.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성으로 이 문제를 비판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정부 여당을 적극 압박해야 합니다. 앵무새처럼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해서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부터 보조금을 더 내놓으라고 버티는 대학들도 이제는 냉정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대학등록금 문제에 대해 만약 거품이 있었다면 걷어내는 시늉이라도 최소한 해야합니다. 정부여당과 야당, 대학에게 학부모와 학생들의 비명이 들리지도 않는 것일까요. 답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