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부산~거제 버스로 가면 너무 불편?…서울~부산보다 시간 많이 걸려?

세미예 2011. 3. 24. 07:37

"부산에서 거제도 가는데 그렇게 오래 걸린다면서요."

"무슨 소리예요. 거가대교가 개통됐는데요?"

"그런데 버스로 거제도 가려면 너무 불편하대요."

"그래요. 무슨 그런 말이 안되는 일이 다 있어요."

"그러게요, 이런 일도 다 있네요."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까지 오는 시간과 부산역~거가대로~거제까지 가는 시간이 많이 걸릴까요. 너무나도 평범한 문제이지만 답은 평범하지가 않습니다. 거리로 따지면 부산과 거제는 아주 가깝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KTX로 부산까지 오는 시간이 부산서 거제까지 가는 시간보다 더 적게 걸립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부산과 거제구간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요.


거가대교 개통후 다양한 변화
바다밑 침매터널로 유명한 거가대교가 개통되고 시원스레 자동차가 거가대로를 달립니다. 부산과 거제가 거가대교를 통해 육지로 연결이 된 것입니다.

그동안 부산서 거제지역으로 가려면 배로 다니거나 마산과 통영을 거쳐 빙 돌아가야 했습니다. 시간과 거리는 참으로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KTX로 서울~부산 구간이 부산역~거제 구간보다 시간이 덜걸린다 왜?
서울에서 부산으로 KTX를 타고 내려오면 시원스레 잘 달립니다. 서울지역 사람들은 부산으로 내려와 거가대로의 침매터널을 보고싶어 합니다. 그래서 최근 부산을 많이 찾습니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부산에서 거제까지 달려갈것 같았던 거제가 너무나도 거리가 멀기만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KTX승객 거제로 가려면 왕짜증?
부산역을 찾은 서울사람들은 KTX 2단계와 거가대로 연계 효과를 누릴 걸로 기대했지만 부산역에 내리자마자 불편이 시작됩니다. 왜 그럴까요? 직통으로 연결된 줄 알았던 부산역~거가대로를 도시철도와 시외버스를 갈아타고 3시간 만에 거제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부산 보다, 부산역에서 거제까지 가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이상한 현실에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부산역~거제 이상한 현실은 직행버스 노선 때문?
부산역~거제간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직행버스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가대로가 개통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부산역~거가대로~거제 구간 직행버스 노선이 없으니 승객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런 불편이 초래된 것은 부산시와 경남도가 직행 노선 신설을 놓고 지난해 10월부터 협의해왔지만 아직도 납득한 말한 조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협상 자체가 중단됐다고 합니다. 노선 허가권을 쥐고 있는 경남도가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 오는 시간보다 부산역~거제까지 가는 시간이 더 걸린다니?
거가대로는 대략 10조 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액을 들인 거가대로를 이런 식으로 썩히고 있으니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 오는 시간보다 부산역에서 거제까지 가는 시간이 더 걸린다니 어디 있을 법한 일입니까?

직행버스 노선 불허 명분없다?
경남도가 직행버스 노선을 허가하지 않는 것은 명분도 없을 뿐더러 사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직행버스 노선이 있으면 부산역에서 거가대로를 거쳐 40여 분만에 거제까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길을 두고 거제행 시외버스를 타려고 다시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야 하니 이만저만한 불편이 아닙니다. 경남도는 당장 직행버스 노선을 허가하는 게 옳습니다. 양쪽 주민들을 편하게 해주지는 못할 망정 길을 두고 뫼로 가게 해서야 어디 말이 될까요.

기존 시외버스 두고 추가 면허 허가 불가?
경남도가 내세우는 논리는 간단합니다. 한마디로 기존 시외버스를 놔 두고 추가 한정면허(직행버스)를 허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겉보기엔 논리에 맞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말이 안됩니다. 이는 나쁘게 이야기하면 승객들이 불편을 겪든 말든, 교통비가 더 들든 말든 신경쓰지 않겠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외버스 노선허가권은 승객을 위한 것?
경남도가 노선 허가를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시외버스 노선 허가권은 승객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런 권한을 자칫 자치단체간 힘겨루기의 무기로 삼으려 한다면 '상생'은 물건너 가게 됩니다.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것보다 먼저 챙겨야 할 일은 없는 법입니다.

주민불편부터 우선 고려를?
경남도가 노선허가권 불허와 관련 부산시도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경남도가 저토록 완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도 방관해서는 안됩니다.

정치권에 호소하든 중앙 정부의 중재를 요청하든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부산시와 경남도가 얽힌 문제는 늘 책임이 분산되기 마련이어서 상대방에 책임을 떠넘기기 십상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주민위해 지자체간 머리 맞대라?
지자체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로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자체는 주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가 적절한 시기에 만나 미 문제를 주민 편의차원에서 풀어야 합니다. 부산~거제 간 직행버스 노선을 신설해 양 시·도에서 절반씩 나눠 운행하는 방안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주민불편이 최우선시되어야?
지자체간 보이지않는 힘겨루기 양상으로 부산~거제를 오가는 시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자체는 주민들 불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신으로 지자체간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를 하고 조속히 노선버스를 도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