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부산도 밀양도 플래카드 물결 왜?…누굴위한 플래카드?

세미예 2011. 1. 31. 06:00

"길을 두고 산으로 가랴' 

'신어산 추락사고 잊었나, 첩첩산중에 공항이 웬말이냐'
'부산사람 성내면 무섭데이'

무슨 말일까요?  속담 같기도 하고, 표어 같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준엄하고 어떻게 보면 전투적 표현입니다. 이 표현의 정체는 뭘까요?

답은 최근 부산역 광장에서에서 부산시민 2만 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신공항 쟁취를 위한 부산시민 궐기대회의 표어입니다. 부산은 부산대로 밀양과 대구 경북은 밀양과 대구 경북대로 한치의 양보없이 팽행선을 달리는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부산 시내 가득메운 플래카드 왜?
'신공항은 가덕도로' '동남권 신공항 가덕도해안이 최적지' '동남권 신공항, 정치적 이해로 결정마라' '24시간 안전한 해상공항 부산 가덕 신국제공항'

최근 부산시내를 돌아보면 곳곳에 플래카드가 나풀거립니다. 동남권 신공항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플래카드로 나타난 것입니다.
 

부산시민 왜 나섰을까?
부산시민 2만 명이 지난주 부산역 광장에서 모여 신공항 쟁취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습니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에 대한 논의가 국가경쟁력 강화나 경제적 논리를 벗어나 정치색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공항 입지싸고 영남권 두 갈래?
동남권 신국제공항은 어디로 갈까요? 부산 가덕도인가 아니면 경남 밀양인가?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를 놓고 영남권이 쪼개지로 있습니다. 정치적 성향이나 경제적 논리를 떠나 오직 지역으로 나뉘어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구 울산 경북 경남은 밀양으로, 부산은 가덕도에 신국제공항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거가대로가 개통된 뒤 거제 주민들은 가덕도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나 지방의회, 정치권은 물론 시민 사회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3월 동남권신공항의 입지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입지 결정이 다가오자 두 지역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성명서 발표, 삭발식, 서명운동 등에 속속 나서고 있습니다.


밀양 "영남권 1000만명 1시간 이내 접근 가능"
대구 울산 경북도 경남도는 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추진단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밀양추진위는 밀양은 1000만 명이 1시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라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 밀양은 영남권의 중앙이라 균형발전을 할 수 있으며 경제성과 안정성 등에 있어 최적지라고 말합니다.


부산 '길을 두고 산으로 가랴'
부산 36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바른공항 시민연대'는 최근 부산역에서 범시민 궐기대회를 가졌습니다. 2만명이 참여한 이날 대회에서 부산시민들은 '동남권 신공항은 경제논리에 따라 공정하게 입지를 선정해야 하며 정치적 논리와 지역이기로 몰아가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민들은 동남권 신공항은 허브공항의 비전과 기능이 담긴 인천공항에 이은 제2의 국제허브공원이 되어야 하며, 탁트인 바다를 두고 꽉막힌 산속으로 간다면 적자공항이 될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부산시는 지난해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동남권신공항 범시민 유치위원'를 구성했습니다.

정부, 입지 선정 미룰수도?
양측 모두 신공항 입지 선정을 해주지 않으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본때를 보여 주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지역 인사들조차 각종 집회 등에 나서 이같은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속에 입지 선정을 정부가 미룰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적 흥정물 안돼? 국가경쟁력 강화 우선해야?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두고 영남권이 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지역은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가운데 대구시장에다 대통령의 형까지 나서 부산시민의 강력한 반발을 촉발시켰습니다.

지역 간 갈등을 피하기 위해 자제해 왔던 부산시민들은 신공항이 정치적 흥정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측면에서 더 이상 이를 방관할 수 없어 시민 궐기대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정부의 무책임에 애꿎은 시민들만 집단 행동나서
부산과 대구·경북이 논리 대결이 아니라 집단 시민행동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입니다.

부산에서 신공항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벌써 십수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정부가 중장기 종합계획에 신공항을 포함시킨 것만 해도 15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입지조차 선정 못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입니다. 현 정부 들어서는 수 차례 입지 선정을 연기함으로써 지역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될 일이 있을까요.

동남권 신공항 문제 국가경쟁력 논리로 풀어야
부산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신공항 문제를 철저히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각 지역 공항 중에 흑자를 내는 곳은 인천을 제외하면 김해공항이 거의 유일합니다. 내륙공항들이 개점휴업 상태인 반면 김해공항 승객은 국제선만 해도 지난해 무려 77만 명이나 늘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가까운 가덕도를 두고 밀양으로 공항을 옮길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최근 서울대의 타당성 조사에서도 가덕도의 우위는 다시한번 확인이 되었습니다.

김해공항 대체할 24시간 가동 신공항 시급
김해공항을 대체할 24시간 가동체제의 신공항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당장 시작해도 늦은 판에 정부가 눈치나 살피고 있을 일은 결코 아닙니다. 물론 별다른 산업이 없는 밀양이나 대구시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경제 활성화는 젼혀 별개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마땅합니다. 

지역간 갈등 증폭 후유증 우려
지역 간 갈등이 계속 증폭된다면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신공항 입지에 대해 더 이상 결단을 미뤄선 안 됩니다. 조속히 입지 선정을 마무리해야만 후유증이 적습니다. 지역간 갈등으로 변질된 신공항 입지문제를 결코 늦춰서는 안됩니다.

머리맞대고 상생의 길을 찾아야?
동남권 신공항은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논리 등이 철저히 우선시 되어야만 합니다. 결단코 정치논리에 휩싸여서는 국가의 발전은 없습니다. 지역간의 갈등으로 비화되거나 정치논리로 변질되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