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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인사 '촛불시위 비판론'…쓴소리? 궤변?

세미예 2008. 6. 8. 09:21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의 신임 원장으로 유력한 홍관희 박사가 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취지에서 시작된 촛불시위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낸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실었습니다. 




홍박사는 '홍관희 박사의 안보전략연구소 홈페이지(http://khhong.com)'에 게재한 ‘주권재민(主權在民)’과 ‘법치(法治)-公權力의 嚴正한 行使 없이 自由民主主義체제 유지될 수 없다’란 제목의 글에서 "광우병 괴담으로 시작된 촛불시위를 '주권재민(主權在民)'의 논리로 합리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촛불시위가 3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음은 홍박사의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글입니다.

광우병 괴담으로 시작된 촛불시위를 “주권재민(主權在民)”의 논리로 합리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모 대학 학생회는 전경버스에 “불법주차, 헌법 제1조(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의거해 민중의 법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주정차 위반(?)’ 스티커를 부착하기도 했다. 또 어느 대학교수는 주요 일간지 칼럼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므로, 이명박 대통령은 무조건 국민의 말을 들어야 한다”며, 촛불시위자들의 요구대로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 간 관련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사실이 왜곡ㆍ홍보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수입하려 하는 미국산 쇠고기는 미국민과 세계인이 모두 즐겨먹는 것으로, 광우병 발생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관련 자료들이 말해주고 있다.

둘째, 촛불 시위자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의사 표현을 하지 않고, 야간에 도로를 점거하거나, 청와대로 “진격”하는 등 “정권 타도”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정당한 ‘국민의 주권’으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된다.

셋째, 촛불 시위가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만의 시위대가 法을 어기면서 권부(權府)의 심장부인 청와대로 몰리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는 것은 경찰청장의 절대적인 임무다. 시위자들은 이런 방법 이외에 얼마든지 합법적인 루트를 통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법률이 보장하고 있다. 심야에 불법 시위를 저지하려는 전경 버스를 밧줄로 끌어내는 행위 등은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글은 곧바로 촛불문화제 반대 카페(http://cafe.naver.com/nonodemo)에도 올라와 있더군요. 지금부터 홍박사의 3가지를 반박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간 관련성이 왜곡·홍보되고 있다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또 미국산 쇠고기가 미국인과 세계인인 모두 즐겨먹는 것으로, 광우병 발생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말하는 관련 자료는 무엇입니까.

둘째, 적법한 절차 운운 하시는데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집회를 허가해 달라고 하면 집회를 지금까지 잘해줬습니까. 또 이번 촛불문화제는 애당초 문화제 성격으로 출발했습니다. 야간에 도로를 점거했다고 했는데 도로는 공익성입니다. 국민을 위한 도로 아닙니까. 국민다수가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데 불법 운운하시겠습니까.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킨 측면은 없는지요. 청와대행이나 ‘정권타도’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 점도 사실은 하루속히 미국과의 재협상에 나서라는 의미 아닙니까. 안전한 먹을거리 먹게 해달라는 데 그것 하나 못들어 주는 정부가 진정 국민의 머슴이라고 하겠습니까.

국민들은 대통령의 퇴진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진짜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 하라는 것입니다. 이를 자꾸 미루니 국민들도 화가 난 것입니다. ‘국민의 주권’ 운운하셨는데 국민 다수가 바로 국민주권이지 뭐가 국민주권입니까.

셋째, 촛불문화제가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하셨나요. 전경버스를 밧줄로 끌어내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렵다고 하셨나요. 공권력이 뭔가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게 공권력 아닌가요. 지금 국민의 식탁위 위생, 다시말해 우리의 먹을거리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는 누가 지켜줄 것인가요. 바로 그러한 것을 지키는 게 공권력 아닌가요. 전경들의 고초만 얘기하셨나요.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선량한 시민들의 찢기고 아픈 상처는 보이지 않던가요. 논쟁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글을 올리기에 앞서 국민이 뭘 원하는 지 이를 먼저 생각했으면 합니다. 그래도 옳다고 생각하시면 지금처럼 주장을 밀고나가셔도 무방합니다. 다시한번 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홍박사님, 촛불문화제 현장에 한번 가셔서 시민들과 한번 어울려 보시고 그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귀 기울여 보세요.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한번 헤아려 보신다음 주장을 펴 나가시면 어떨까요.